文대통령, '노동권 후퇴 판결 옹호' 논란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文대통령, '노동권 후퇴 판결 옹호' 논란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19일 우즈벡 순방 중 이미선·문형배 임명안 전자결재
이미선 취임사 "약자의 기본권이 외면당하는 일 없도록"

19일 취임식에 참석한 문형배·이미선 신임헌법재판관=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C) 저작권자 연합뉴스
노동자의 권리 확산에 기여했다는 대통령의 지명 이유와 달리 ‘양승태 대법원’이 노동권을 후퇴시킨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 통상임금 판결을 옹호한 논문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난 이미선(49·사법연수원 26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9일 공식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40분 이 후보자와 문형배(53·18기) 후보자를 임명했다. 이날 임명안 재가는 문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이유로 전자결재를 통해 이뤄졌다. 두 신임 재판관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전날 퇴임한 서기석·조용호 전 재판관에 이어 6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 신임재판관은 이날 오후 3시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며 마음 깊이 새겨 공직자로서 어떠한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취임사를 발표했다.
이 신임재판관은 이 취임사에서 “약자의 기본권이 다수의 그늘에 가려 외면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이같은 ‘약속’을 공언한 건 노동법 전문가라는 청와대 평가와는 달리 노동권 확산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현직 부장판사의 비판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승용(45·29기) 부장판사는 17일 ‘이 후보자에게 정중하게 묻습니다’라는 글에서 이 신임재판관이 통상임금 판결을 옹호했다는 로톡뉴스의 지난 14일자 보도('[단독]노동자 보호?...이미선, 2014년 논문서 朴정부 협력사례 '통상임금' 판결 옹호')와 관련해 “통상임금 사건의 판결은 노동자의 권리를 확장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 판결이냐?”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 신임재판관은 이 통상임금 판결에서 다수의견이 노동자에게 불리한 ‘신의성실원칙’(신의칙)을 인정한 것이 “후보자의 개인 의견은 아니었다”면서도 “해당 판결은 노동자의 권리 확장에 기여했다”는 답변을 본지에 전해왔다. 논문에서 밝힌 입장을 굳이 굽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신임재판관은 지난 2014년 3월 외부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선고된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로자의 청구를 한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의 조화를 도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재임하던 시기인 지난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차량용 에어컨 제조회사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을 제외한 노사합의는 무효라며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법원행정처 자체 조사 결과 이 판결은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협력한 대표적인 사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이 지난 정부의 ‘친기업·반노동’ 정책에 협조하기 위해 노동법이 아닌 민법의 원칙인 신의칙을 적용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한편 이날 이 신임재판관관 함께 임명된 문 신임재판관은 별도의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 헌법 전문을 인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