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 열어라" 소리치더니…가족 있는 집 안으로 활활 타는 상자 투척한 아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문 열어라" 소리치더니…가족 있는 집 안으로 활활 타는 상자 투척한 아빠

2025. 12. 17 11: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새벽 2시, 낯선 여성과 있다 들킨 남성의 적반하장

"문 안 열어?" 격분해 택배 상자에 불붙여 투척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벽 시간, 낯선 베트남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을 아내에게 들켰다. 화가 난 아내가 현관문을 잠그자, 남편은 끔찍한 선택을 했다. 복도 CCTV 선을 자르고 불붙은 상자를 집 안으로 던져버린 것. 아내와 어린 두 자녀가 자고 있던 집은 순식간에 화마에 휩싸일 뻔했다.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박동규)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8월 22일 밝혔다.


"지난번에도 전화 안 받더니"…아내의 문자, 방아쇠 되다

사건은 지난해 9월 13일 새벽 2시경, 울산 남구의 한 거리에서 시작됐다. A씨는 베트남 여성과 함께 있다가 아내와 마주쳤고, 거리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먼저 귀가한 아내는 단단히 화가 났다. 그녀는 A씨에게 "니, 집에 들어오지 마라. 문 잠금 다 했다"며 "지난번에도 베트남 X이랑 있어서 전화 계속 안 받은 거네. 오늘이랑 똑같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뒤늦게 아파트에 도착한 A씨. 하지만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봐도 아내는 묵묵부답이었다. 오히려 아내는 초인종 소리를 꺼버렸다. 이에 격분한 A씨는 "문 열어라. 막장으로 가자는 거냐"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뒤, 위험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CCTV 끊고, 불붙인 상자 투척…치밀했던 화풀이

A씨의 행동은 우발적이라기엔 치밀했다. 그는 범행 전 복도에 설치된 CCTV 전선을 손으로 잡아당겨 끊어버렸다. 자신의 범행 장면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증거 인멸 준비를 마친 A씨는 복도에 쌓여 있던 택배 종이상자를 뜯어냈다. 그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세탁실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던져 넣었다. 불이 붙은 상자는 세탁실 내부로 떨어졌고, 자칫하면 대형 화재로 번져 아내와 두 자녀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 타는 냄새를 맡은 아내가 세탁실에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발견하고 즉시 112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불은 진화되었고,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법원 "죄책 무겁지만…아내가 처벌 원치 않아"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을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피고인이 불을 지른 곳은 아파트로서 가족뿐만 아니라 다수의 입주민에게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의 용서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방화 후 직접 112에 신고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피해자인 배우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A씨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고려해 알코올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참고]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 2025고합77 판결문 (2025. 8. 22. 선고)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