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경악시킨 손님의 달력 집착…배부 끝났다니 벽에 걸린 것까지 떼갔다
은행원 경악시킨 손님의 달력 집착…배부 끝났다니 벽에 걸린 것까지 떼갔다
"달력 배부 끝났다"니까 지점에 걸린 달력 떼어가
법조계 "명백한 절도 성립… 다만 경미 범죄로 기소유예 가능성 높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 누리꾼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은행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달력 배부가 끝났다니까 지점에 걸어둔 2026년 달력을 누가 떼어갔다"며 "잽싸게 도망가서 직원들이 쫓아가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댓글 반응은 뜨거웠다. "엄연히 은행 소유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이건 명백한 절도죄다"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공짜'라고 생각하기 쉬운 은행 달력 하나 가져간 것이 법적으로 절도죄가 될 수 있을까.
은행 소유물에 손대면 절도
아무리 사소한 달력이라도 주인 허락 없이 가져가면 절도죄가 성립한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타인의 재물이란 경제적 가치가 있는 남의 물건을 말한다. 은행 달력은 비록 고가의 물건은 아니지만, 은행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고 지점 운영이나 고객 서비스 목적으로 비치해 둔 엄연한 재물이다.
문제는 점유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물건을 가져와야 한다. 은행 내부에 걸려 있던 달력은 당연히 은행의 관리 하에 있는 물건이므로 은행 점유가 인정된다.

"잽싸게 도망갔다"… '불법영득 의사'의 결정적 증거
"이거 내년도 달력 아니여?"라는 말은 마치 '아직 안 쓰는 거니까 가져가도 되지 않냐'는 뉘앙스를 풍긴다. 법적으로는 이를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로 볼 수도 있다. 내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내 것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절도죄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쓴이가 묘사한 손님의 행동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말벌 아저씨처럼 잽싸게 도망가서 직원들이 쫓아가지도 못했다"는 대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잽싸게 도망갔다는 것은 자신의 행위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은행 직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단으로 가져가려는 고의와 불법영득의 의사가 뚜렷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실은 '훈방' 또는 '기소유예' 가능성
그렇다면 이 손님은 정말 쇠고랑을 차게 될까? 법리적으로는 유죄가 명백하지만, 현실적인 처벌 수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피해 금액이 수천 원에서 수만 원 수준으로 매우 경미하기 때문이다. 검찰 사건 처리 기준에 따르면 피해액이 적고 초범인 경우, 또는 피해자와 합의가 된 경우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재판에는 넘기지 않고 한 번 봐주는 처분이다.
경찰 단계에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훈방 조치나 즉결심판(벌금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크다. 은행 입장에서도 달력 하나 때문에 고객을 형사 고소까지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별거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상습적으로 물건을 가져가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강력히 원할 경우에는 약식기소되어 벌금형 전과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