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0억 원정 도박' 자수 예고한 BJ 철구...감옥 다녀오면 불법 사채 빚은 사라지나
'주 10억 원정 도박' 자수 예고한 BJ 철구...감옥 다녀오면 불법 사채 빚은 사라지나
변호사들 "상습도박죄로 무거운 처벌 예상"
자수해도 민사상 원금 상환 의무는 남아

인터넷 방송인 철구가 필리핀 원정도박과 불법 고금리 사채 이용을 고백하며 경찰 자수 의사를 밝혔다. /숲(SOOP) 캡처
유명 인터넷 방송인 철구가 원정도박과 불법 사채 이용을 자백한 가운데, 징역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SOOP) BJ 철구는 28일 "재작년부터 필리핀에서 원정도박을 했고, 일주일에 10억 원 이상을 썼다"고 고백하며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도박 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지인들에게 수십억 원을 빌리고 주 10%의 고금리 불법 사채까지 끌어다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철구는 "합당한 처벌을 받고 징역을 살더라도 어떻게든 빚은 갚겠다"고 말했다.
필리핀서 한 도박, 처벌 피할 수 있나?
그렇다면 철구가 경찰에 자수할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철구의 행위는 형법상 상습도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범행 장소가 필리핀이었지만, 우리나라는 '속인주의(자국민의 범죄에 대해 자국 형법을 적용하는 원칙)'를 채택하고 있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해외 원정도박도 국내법으로 처벌받는다.
상습도박죄의 법정 최고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경찰에 자수했으니 처벌을 피하거나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형법상 자수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해 줄 수 있는 임의적 감면사유에 불과하다. 즉, 법관 재량에 따라 자수를 참작해 주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자수를 했다는 사실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으나, 일주일에 10억 이상이라는 막대한 도박 규모와 장기간에 걸친 범행 기간은 매우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해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수해서 감옥 가면 불법 사채 빚은 사라지나?
철구는 "징역을 살더라도 빚은 갚겠다"고 했다. 반대로 말해, 경찰에 자수하고 처벌을 받더라도 그가 끌어다 쓴 불법 사채 빚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형법상 자수는 국가가 형사처벌을 감면해 주는 절차일 뿐, 개인 간의 민사상 채무 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법 고금리 사채를 빌려 쓴 행위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처벌은 이자제한법을 위반해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만 받는다. 따라서 철구가 감옥에 가더라도 사채업자에게 빌린 원금을 갚아야 할 민사적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
다만, 철구가 약속한 '주 10%'라는 살인적인 고금리 이자는 갚지 않아도 된다. 현행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 약정은 법적으로 원천 무효다.
만약 철구가 이미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사채업자에게 지급했다면, 그 초과분은 원금을 갚은 것으로 처리되며, 원금이 모두 소멸했다면 남은 금액에 대해 반환 청구 소송을 낼 수도 있다.
수십억 원의 빚과 미정산 사태까지 얽힌 철구의 이번 원정도박 사건 역시, 수사 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법원의 엄중한 판단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