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이잉" 옆자리에서 믹서기 사용하는 직장 동료, '경고'에도 그 행동 계속한다면…
"위이잉" 옆자리에서 믹서기 사용하는 직장 동료, '경고'에도 그 행동 계속한다면…
사무실에서 믹서기 돌리는 직원⋯시끄러운 소음으로 주변에 피해
다른 직원의 업무방해했다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사무실 안 자신의 자리에서 집에서 챙겨온 믹서기를 이용해 과일을 갈아 마시는 동료. 소음에 스트레스가 심한데, 말로 해서 이런 행동이 멈춰지지 않으면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위이잉."
사무실에 시끄러운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깜짝 놀란 A씨가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보니 동료 B씨가 믹서기를 작동시키는 중이었다. 탕비실에서 나는 소리도 아니었다. B씨는 사무실 안 자신의 자리에서 집에서 챙겨온 믹서기를 이용해 과일을 갈아 마시고 있었다. 평소 소음 하나 없는 사무 공간. 업무와 관련 된 것도 아닌데, 아침마다 B씨가 내는 이 소음을 견디기가 점점 힘이 든다. 이 황당한 사연은 A씨가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런데 만약 말로 해서 B씨의 이런 행동이 멈춰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업무를 방해했으니 '업무방해죄'로라도 고소해야 하는 걸까.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허위 사실이나 위계(僞計⋅속임수), 위력을 사용해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여기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행동이다.
법률 자문

하지만 변호사들은 B씨의 행동을 업무방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믹서기를 사용해 사무실을 시끄럽게 한 행위를 업무방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B씨는 과일을 갈아먹기 위해 믹서기를 돌렸다. 이때,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속임수는 사용하지 않았다. 믹서기 소음이 직원의 업무를 방해할 '위력'으로까지 보기도 어려워 업무방해죄 적용은 힘들다는 의미였다.
추 변호사는 "업무방해가 되려면 회사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또한 "B씨에게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도 없어 보여 죄가 성립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대신 변호사들은 B씨의 행동은 경범죄처벌법으로 문제 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해당 법률 제3조 제2항 제3호는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한다. 예를 들어 장난으로 계속 컴퓨터 타자기나 책상을 두드려 업무에 불편을 주는 경우 등이다.
추 변호사는 "장난으로 소음을 내면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면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다"며 "소음을 낸 횟수나 기간에 대한 엄격한 기준은 없으며 CC(폐쇄회로)TV나 주변 직원들의 진술 등 당시 정황으로 혐의를 판단한다"고 했다.
B씨로 인해 직원들이 일할 때 불편을 느꼈고, 직원이 경고를 해도 믹서기를 계속 돌렸다면 해당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경우 상대방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고 주장해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지 변호사 역시 "단순히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도로는 안 된다"며 "주기적으로 여러 번 믹서기를 돌려 소음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경범죄처벌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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