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서 영상 샀더니 '나 09년생' 돌변"... '고소 협박' 문자의 섬뜩한 진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텔레그램서 영상 샀더니 '나 09년생' 돌변"... '고소 협박' 문자의 섬뜩한 진실

2025. 12. 05 13:2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텔레그램서 영상 구매하자 "아청법 신고" 협박해 돈 뜯어내는 '셋업 범죄' 기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돈을 더 보내지 않으면 당신이 미성년자 영상을 구매했다고 경찰에 고소하겠습니다. 전화번호도 이미 다 확보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텔레그램 영상을 구매했던 A씨는 판매자로부터 받은 메시지 한 통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상 값을 치르자마자 판매자가 돌연 "나는 사실 09년생 미성년자"라고 밝히며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해왔기 때문이다.


"롯데상품권으로 결제"... 돈 받자마자 "나 미성년자야"

사건은 A씨가 인스타그램을 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계정을 통해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넘어가면서 시작됐다. 판매자 B는 추적이 어려운 '롯데상품권'을 결제 수단으로 요구했고,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상품권 핀번호를 넘겨주고 영상을 받았다.


문제는 거래가 끝난 직후 발생했다. B는 대뜸 A씨에게 나이를 묻더니, "내 닉네임 뒤에 있는 '09'가 2009년생이라는 뜻인 줄 몰랐냐"며 본색을 드러냈다. B는 자신이 미성년자이므로 A씨가 아청물을 구매한 것이라며, 경찰 고소를 피하고 싶으면 합의금을 더 보내라고 압박했다.


A씨는 "닉네임의 숫자가 나이인 줄 전혀 몰랐고, 영상 속 인물이 판매자 본인인지도 알 수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B는 막무가내였다. 급기야 국제 발신 번호로 텔레그램 관련 문자가 날아오기 시작하자, 겁에 질린 A씨는 즉시 모든 SNS 계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정말 처벌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떨며 법률 전문가의 문을 두드렸다.


변호사들 "전형적인 '피싱' 범죄... 실제 고소 가능성 낮아"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전형적인 '텔레그램 공갈·협박'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아청법에 대한 일반인들의 공포심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셋업(Setup) 범죄'라는 것이다.


다수의 형사 전문 변호사는 "상대방은 실제 미성년자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롯데상품권 결제 유도', '거래 직후 나이 공개', '고소 협박 후 추가 송금 요구', '국제 발신 문자' 등의 패턴은 조직적인 범죄 집단의 매뉴얼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법적으로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아청법상 성착취물 구매죄가 성립하려면 구매자가 '상대가 아동·청소년임을 알고도' 구매했다는 '고의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단순히 닉네임에 '09'라는 숫자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구매자가 판매자를 미성년자로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수사기관 역시 실제 영상 속 인물의 신원과 구매자의 인식 여부를 엄격하게 따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고등법원은 유사한 사건(2023노231)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임을 인식했다는 증거가 부족할 경우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돈 보내면 '호구' 잡혀... 절대 대응 말라"

전문가들은 A씨가 취해야 할 최우선 행동으로 '무대응'을 꼽았다. 협박범들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기 때문에, 실제로 수사기관에 신고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것이다. 신고하는 순간 자신의 협박 및 음란물 유포 범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상대방의 협박은 형법상 공갈죄 또는 공갈미수에 해당한다"며 "돈을 보내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잡힌 '쉬운 먹잇감'으로 인식되어 끝없는 금전 요구에 시달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결국 A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는 추가 송금을 멈추고, 상대방을 차단한 뒤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만약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협박 내용과 송금 내역 등 증거 자료를 모아 수사기관에 공갈 피해를 신고하거나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