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보면 충동 못 참아"…96번 방화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 이 말이 형량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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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보면 충동 못 참아"…96번 방화 울산 봉대산 불다람쥐, 이 말이 형량 낮출 수 있다

2026. 03. 25 11:10 작성2026. 03. 25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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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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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감정 신청하면 충동조절장애 인정 가능성 열려

산림 당국 헬기가 지난달 23일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울산 동구 일대에서 96차례나 산불을 낸 연쇄 방화범. 그는 산불감시원 주변을 맴돌며 태연하게 안부를 묻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당시 그에게 걸린 현상금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의 6배인 3억 원에 달했다.


17년 만에 붙잡힌 '봉대산 불다람쥐' 김모 씨의 정체는 평범한 50대 회사원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그는 "불을 보면 희열을 느끼고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2011년 구속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 2021년 출소했다. 하지만 그의 병적인 방화 충동은 멈추지 않았다. 올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되며 축구장 300개 면적을 태운 경남 함양 산불의 유력한 용의자로 또다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출소 5년 지나 누범 가중 제외?… "추가 범행 밝혀지면 가능성 열려"


24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임흥준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김 씨가 과거 동일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가중'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법 제35조에 따른 누범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집행이 종료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경우를 말한다. 누범으로 인정되면 형량의 2배까지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임 변호사는 "김 씨의 경우 2021년에 출소했고 이번 범행이 2026년 초니까, 출소 후 약 4~5년이 지나 누범 가중 요건인 집행 종료 후 3년 이내를 이미 넘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죄 수사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임 변호사는 "만약 2022년이나 2023년에 저지른 추가 범행이 밝혀진다면, 2021년 출소 후 3년 이내에 해당하니까 그 범행에 대해서는 누범 가중이 적용될 수 있다"며 "그 2022년 범행을 기준으로 하나의 상습방화 포괄일죄로 묶인다면 이번 2026년 범행도 누범 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누범 가중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김 씨는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며, 세 차례에 걸쳐 불을 낸 만큼 경합범 가중 처벌 대상이다.


임 변호사는 "인근 주민 8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비닐하우스와 농막이 전소됐는데, 만약 불이 번진 지역에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이 있었다면 현주건조물방화죄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수십 년의 징역형도 가능한 구조"라고 내다봤다.



"불 보면 충동 못 참아" 심신미약 노릴 듯


김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어떤 방어 논리를 펼칠까. 임 변호사는 가해자의 변호인 입장에서 예상되는 전략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심신미약' 주장이다. 임 변호사는 "'불을 보면 충동을 참지 못한다'는 진술 자체가 충동 조절 장애, 즉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정신감정을 신청해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을 감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둘째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자백한 점을 내세워 반성문을 제출하는 전략이다. 셋째는 "산불이 크게 번진 건 초속 20미터의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 등 자연환경적 요인 때문"이라며 피해 규모에 대한 인과관계를 다투는 방식이다.


하지만 10년의 수감 생활로도 교화되지 않은 김 씨를 두고, 단순한 형벌 강화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변호사는 "형량을 20년으로 늘린다고 해서 출소 후 또 불을 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결국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질문은 출소 후에도 이런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할 것이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후에도 지속적인 보호관찰과 정신과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억 원대 진화 비용, 민사상 손해배상은? "현실적으론 막막"


대형 산불로 인한 막대한 진화 비용과 피해 복구 비용에 대한 민사 책임은 어떻게 될까. 국가나 지자체가 김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씨는 10년 전에도 울산 동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4억 2000만 원의 배상액이 확정된 바 있다.


임 변호사는 "판결로 배상액이 확정되더라도 상대방에게 재산이 없으면 강제집행이 어렵다"며 "4억 2000만 원이라는 금액은 일반 서민에게는 사실상 갚기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2017년 강릉 옥계 산불 사례를 보면, 가해자를 검거해서 형사 확정판결까지 받아냈는데도 강원도청이 구상권 청구 자체를 포기했다"며 "가해자가 일반 개인인 이상 수억 원에 달하는 복구비용을 온전히 변제받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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