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장례식 부의금…'아내'와 '시어머니' 중 누구에게 소유권 있을까, 법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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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장례식 부의금…'아내'와 '시어머니' 중 누구에게 소유권 있을까, 법원 판단은

2021. 06. 24 19:07 작성2022. 09. 26 14: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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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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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장례식에 들어온 부의금⋯시댁에서 전부 가져가

아내, 시댁 상대로 '부의금 반환 청구 소송'

재판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아내 측에게 부의금 돌려줘라"

급작스럽게 닥쳐온 불행을 가족끼리 이겨내나 했지만, 장례식 이후 이들은 법정의 양쪽에서 만났다. 남편의 부의금 때문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의 남편은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큰 충격을 받았지만, 사랑했던 남편의 마지막을 위해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았다.


힘들어하는 A씨를 대신해 시댁 식구들이 상주(喪主)가 되어 조문객을 맞았고 부의금도 관리했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닥쳐온 불행을 가족끼리 이겨내나 했지만, 장례식 이후 이들은 법정의 양쪽에서 만났다. 남편의 부의금 때문이었다.


장례비 제외하고 남은 부의금 약 4000만원⋯아내와 시댁의 팽팽한 주장

시댁 측은 말도 없이 부의금을 전부 가져가 버렸다. A씨에게 말 한마디 없었다. 이에 A씨(원고)는 시어머니 등을(피고)를 상대로 '부의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자녀도 원고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시댁 측은 "부의금은 우리 몫"이라고 팽팽히 맞섰다.


사랑하는 가족의 사망으로 들어온 부의금을 내 몫, 네 몫으로 나눈다는 게 슬프지만 법적으로 따지면 누구에게 소유권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장례비를 제외한 금액(약 4000만원)의 소유권이 재판의 쟁점이었다.


아내 측 "사망한 남편의 상속인이 가져야"

A씨는 남편이 사망하면 아내 등이 재산을 상속받는 것처럼 부의금도 상속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A씨는 "부의금은 남편의 법정 상속인인 나와 아이의 몫"이라고 했다.


지난 1992년 대법원 판례를 그 근거로 들었다. 해당 판례에선 "장례비로 충당하고 남은 부의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망한 사람의 공동상속인이 가진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92.8.18. 선고 92다2998 판결)


우리 민법에 따르면 상속 순서는 직계비속(자녀·손주)이 1순위다. 2순위는 직계존속(부모·조부모), 그다음이 형제자매다. 배우자의 경우 1·2순위에 해당하는 상속인이 있을 때, 공동으로 상속받는다. 이에 따르면 사망자의 1순위 공동상속인은 A씨와 A씨의 자녀였다.


시댁 측 "부의금 대부분, 시댁 지인들이 냈다"

하지만 시댁 측은 조문객이 누구의 지인이었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댁 역시 판례를 내세웠다. "장례비로 사용하고 남은 부의금은 피교부자(被交付者)별로 귀속돼야 한다"는 지난 2010년 판례였다.(서울가정법원 2010.11.2. 2008느합86, 87 심판)


쉽게 말하면 이렇다. 보통 조문객들은 부의금 봉투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다. 상주는 그 이름을 보고 "OO이가 장례식에 와줬구나"라고 알게 된다. 이때 내 친구(교부자)가 낸 부의금은 내(피교부자)가 가진다는 의미다.


시댁 측은 이 방식대로 부의금을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랬더니 시댁 측의 지인들이 낸 부의금이 대부분이고 A씨의 지인들이 낸 부의금은 불과 255만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시댁 측은 그마저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의 남편이 생전에 시어머니에게 갚을 돈이 있었는데, A씨가 부의금으로 대신 갚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 "부의금은 사망자의 공동상속인 몫이다"

해당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장례 비용으로 사용하고 남는 것은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사망한 사람의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에 맞게 권리를 취한다"고 판시했다. 공동상속인인 A씨 측의 승소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최근 개인의 사회활동이나 친분관계 등에 따라 부의금을 내는 경향에 비춰볼 때, 조문객이 부의금 받는 사람을 특정했다면 부의금은 그 사람의 몫이라고 판시했다. 예를 들어 조문객이 "시어머니에게 내는 부의금"이라고 특정한 경우다.


이에 따르면 "부의금 대부분을 자신들의 지인들이 냈다"며 소유권을 주장한 시댁 측 입장도 얼핏 타당해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장례식장에서 부의금을 전달할 당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문객이) 부의금을 낼 당시, 그러한 특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편집자주 (2022년 9월 26일 14시 06분 수정)

위 기사는 사건 당사자의 요청으로 일부 내용을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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