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에 유명 검사 총출동했지만⋯"너 이름 뭐냐"며 기 꺾은 재판부
정경심 재판에 유명 검사 총출동했지만⋯"너 이름 뭐냐"며 기 꺾은 재판부
판사⋅변호사와 치고받은 검사⋯'3개의 장면'으로 나눠 본 정경심 재판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법원과 검찰이 얼굴을 붉히고 큰 소리로 싸웠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법원과 검찰이 얼굴을 붉히고 큰 소리로 싸웠다. 검찰은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며 재판부에 발언기회를 달라고 소리쳤고, 재판부는 이의를 제기하는 검사의 이름을 물어보며 말을 잘랐다. 판사와 검사가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는 '전대미문의 재판'이었다.
이날 재판은 참여한 사람들만으로도 '역대급' 재판이었다.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은 직접 재판에 참석했다. 그를 포함해 이광석⋅강백신 부부장검사와 김진용⋅천재인⋅강일민⋅안성민⋅곽중욱⋅한문혁 검사 9명이 출석했다. 대부분이 특검 파견 경력이 있거나, 장관 및 대기업 총수들을 수사한 경험이 있는 유명 검사들이었다.
정 교수 측에서도 일곱 명의 변호사가 포진했다. 김지원⋅유지원⋅서영석⋅김재유⋅박재규⋅김칠준⋅조지훈 변호사였다.
이들이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에서 벌인 설전을 정리했다.
장면 1. 기회를 좀 달라
이날 재판에서 검사가 가장 많이 한 말은 "말할 기회를 달라"였다. 재판부의 일방적인 진행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재판부는 허락하지 않았다. "듣지 않겠다", "(말하려는 내용은 서면으로) 이미 읽어봤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장면들이 등장했다.
① 검찰 "드릴 말씀이 있다" vs. 재판부 "안 듣겠다"
△강일민 검사 : 변호인 의견은 들었는데, (검사 측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게 한다. 드릴 말씀이 있다. 강일민 검사다.
▲재판부 : 안 듣겠다.
△강일민 검사 : 왜 듣지 않느냐. 검사 의견은 듣지 않으면서 변호인에게는 실물화상기를 사용해서 어느 부분인지 설명하라고 한다. 전대미문의 재판을 하고 있다. 저희가 분명 이의제기를 했다. 그런데도 별 의견 없다고 진술서에 쓴 건 명백한 허위다. 재판장이 여기에 날인까지 했다. 재판 진행에 영향주려고 소란 피우는 거 아니다.
▲재판부 : 앉아달라.
△강일민 검사 :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공문서에 대해 이의제기하는거다. 그런데 재판장은 이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안 들었다.
▲재판부 : 아까 말했다. 다 읽어봤다. 앉아 달라.
② 검찰 "절차에 따라 의견을 밝히겠다" vs. 재판부 "이미 읽어봤다"
△검찰 : 기일조서에 대한 의견은 저희가 서면으로 제출했다. 검찰이 이제 법정에서 구두로 먼저 말씀드리려고 한다. 그에 대해 재판부에서 의견을 밝히는게 절차 상 맞는다. 먼저 저희가 법정에서 구두로 설명할 시간을 주면 감사하겠다.
▲재판부 :그 부분은 의견을 (이미) 읽어봤다.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
③ 검찰 "이의제기하는데 앉으라는 것이냐?" vs. 재판부 "이의제기 허락하지 않는다"
△이광석 검사 : 저희에게 진술할 기회를 달라.
▲재판부 :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허가하지 않는다.
△이광석 검사 : 허가하지 않은 이유를 말씀했는데, 거기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겠다.
▲재판부 : 하시라. 일단 앉아달라.
△이광석 검사 : 이의제기를 하라고 하면서 앉으라는 것이냐
▲재판부 : 추가 이의제기를 하겠다는 것인가? 추가적인 이의제기도 허락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검찰과 재판부 사이의 갈등 수위는 계속 올라갔다. 검찰 측은 강도 높은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재판부의 판단을 평가하는 말까지 나왔다. 재판부 역시 다소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할 말 있으면 서면으로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④ 검찰 "일방적인 재판 부당하다"
△고형곤 부장검사 : 재판 진행 중에 죄송하다. 하지만 저희가 사전에 공판준비기일 진행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공판중심주의에 따르면 요지에 대해 진술할 수 있음에도, 그 부분에 대한 진술을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건 부당한 게 아닌가 싶다.
▲재판부 : 조금 전에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⑤ 검찰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검찰 :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 이유가 뭐냐.
▲재판부 : 이러면 재판진행을 할 수가 없다.
△고형곤 부장검사 : 재판진행 원활히 하기 위해 의견을 말씀 드리겠다는 것 아니냐.
▲재판부 : 필요없다고 보는 것이다.
△고형곤 부장검사 : 진심으로 (의견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냐.
▲재판부 : 그렇다. 앉으시죠.
△강백신 검사 : 방금 소송 지휘 한 부분 이의제기 합니다.
▲재판부 : 이의 기각하겠습니다
△강백신 검사 : 어떤 이의를 제기하는지도 모르는데 기각할 수 있습니까? 형소법 304조에 의해 이의제기합니다. 방금 발언에 대한 소송지휘 그 부분 내용도 듣지 않고 기각했다고 조서에 남겨주십시오.
⑥ 재판부 "할말 있으면 써서 내라"
△강백신 검사 : 형사소송법 제266조의10을 보면 공판기일을 종료할 땐 변호인에게 쟁점 및 증거에 관한 정리결과를 고지하고 이의 유무 확인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위와 같은 절차를 한다음에 그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게 맞다.
▲재판부 : 이의 있으면 말해달라. 필요하면 다음 기일에 답변서를 제출해라.

[정경심 재판에 쏠린 관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4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시민들이 방청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장면 2. 검사 3명에게 이름 물어본 판사
그래도 검사 측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재판 진행이 편파적"이라고 했다. 변호인 측에게만 변론을 허가한다는 반발이었다. 결국 재판부는 법정에서 3명의 검사에게 "이름이 뭐냐"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① 강백신 검사
△강백신 검사 : 지난 기일에 여러 쟁점이 있었다. 조서 관련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이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는데 그 외 쟁점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쟁점이 많다. 그 쟁점들은...
▲재판부 : (말 끊으며) 성함 어떻게 되시냐
△강백신 검사 : 강백신 검사다.
▲재판부 : 알겠다. 강백신 검사. 앉아달라.
△강백신 검사 : (계속 이야기한다)
▲재판부 : 강백신 검사. 앉아달라.
② 이광석 검사
▲재판부 : 지난 기일에서 가장 중요했던 공소장변경불허에 대해 검찰이 이의제기를 했으니 그 부분을 수정해서 기록...
△이광석 검사 : (재판장의 말을 끊고) 저희가 재판장께서 원하는 날짜 이전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 : 성함 어떻게 되시나
△이광석 검사 : 이광석 검사다.
▲재판부 : 이광석 검사. 앉아달라.
△이광석 검사 : 저희가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요청하는거다. 기회를 달라.
▲재판부 : 기회 드리기 어렵다. 앉아달라.
③ 천재인 검사
△천재인 검사 : 어째서 검사 측 발언은 하지도 않게 하고, 변호인은 구체적으로 적시하냐. 검찰이 먼저 이의제기하지 못하게 했지 않느냐. 편파적으로 진행한 부분에 대해 정식으로 이의제기를 하겠다.
▲재판부 : 이름이 뭐냐
△천재인 검사 : 천재인 검사다.
언쟁을 벌인 건 검사와 판사 뿐이 아니었다. 검찰 측과 변호인단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양측은 불쾌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지난 번 재판에서 재판부가 "열람등사가 늦어지면 보석 청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장면 3. 검찰 "신속하게 열람해라" vs. 변호사 "우리 문제로 호도하지 말라"
△곽중욱 검사 : 한 말씀 올리겠다. (현재 변호사 사무실에 나온) 직원 두 명이 열람⋅등사를 하고 있다. (검찰 측은) 직원을 보충해서 빨리 복사해달라고 여러차례 말했다. 그런데 어제는 (변호사 사무실 직원들이) 나오지도 않았다. 몇 번이나 이야기했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제가 생각하기에 지난 기일에 재판장이 열람조사 늦어지는것과 보석청구 말씀하신거 연결해서 추후에 이 부분 활용하고자 일부러 지체한다고 나는 봐. 변호인측에 신속하게 열람하라고 말해달라.
▲김칠준 변호사 : 검사가 검토하는 과정이 지연돼서 전체가 지연되는 것이다. 이걸 마치 변호사 사무실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건 절대 부당하다. 기소된 지 한달이 지나서야 넘겨준 원론적인 책임은 검찰에게 있다. 당사자가 수사기관에서 묵비하거나 진술을 회피하면 (마치) 그게 위법한 행위처럼 몰아가는 의식이 재판 진행과정 여러 곳에 반영되어 있다. 대단히 유감이다.
△고형곤 부장검사 : (변호인은) 재판부에 의견 밝힐 기회 얻은거지 저희 비난하려고 기회를 얻었나. 면전에서 이렇게 말하는 거 본 적이 없다. 이런 말 하는데 저희도 재판장이 검찰 의견 이렇게 안 받는 것도 본 적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