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치소에서 복부 파열로 사망한 20대…통제된 공간은 정말 안전한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부산구치소에서 복부 파열로 사망한 20대…통제된 공간은 정말 안전한가?

2025. 10. 10 13:4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유족 "집단폭행 의심" vs 교정당국 "CCTV 없어"

전문가 "교정당국, 몰랐어도 문제, 알았다면 더 큰 문제"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20대 미결수가 복부 파열로 숨졌다. 유족은 동료 재소자들의 폭행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연합뉴스

범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높은 담장과 철창으로 둘러싸인 통제된 공간 안에서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되기도 한다.


최근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20대 미결수(재판이 끝나지 않은 피고인)가 복부 파열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2025년 대한민국 교정시설에서 벌어진 현실이다.


20대 청년의 죽음, 그러나 직접 증거는 없다

지난 7일, 부산구치소 수감실에 쓰러져 있던 20대 A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인은 복부 장막 파열. 강한 외부 충격, 즉 구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족들은 같은 방에 있던 재소자들의 집단 폭행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길은 험난하다. 로엘 법무법인의 임흥준 변호사는 1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수용실 내에는 사생활 보호 문제로 CCTV가 없다"며 "직접적인 증거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료 재소자들이 침묵하거나 말을 맞추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인천구치소에서도 재소자가 집단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검찰은 '살인죄'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살인의 고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더 가벼운 '상해치사죄'로 판단해 주범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가해자들의 폭행은 인정됐지만, 죽일 의도까지는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몰랐어도 문제, 알았다면 더 큰 문제"…교정당국의 책임은?

재소자 간 폭행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는 교정당국의 관리 부실이다. 임흥준 변호사는 "교정 당국이 폭행 가능성을 알았음에도 조치를 안 했다면 직무유기죄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몰랐어도 문제, 알았다면 더 큰 문제"인 셈이다.


실제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는 독방 수감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담당 교도관들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례가 있다. 또한, 피해자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보호 의무 위반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설령 재소자가 지병으로 사망했더라도 교정당국의 책임론은 피하기 어렵다. 인천구치소에서 60대 재소자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졌을 때, 유족 측은 "응급조치가 늦어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하기도 했다.


교도소 내 추가 범죄, 가석방 막는 족쇄 된다

만약 수감 중 추가 범죄가 인정되면 처벌은 어떻게 될까? 이미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수감자가 상해치사죄로 징역 8년을 추가로 선고받으면, 총 13년을 복역하게 된다. 다만 형이 합산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5년의 형기를 마친 뒤 새로 선고된 8년의 형기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무기징역수의 경우에는 추가 형량이 물리적인 의미는 없지만, 가석방 심사에서 결정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해 사회 복귀가 완전히 차단된다.


사법 시스템의 마지막 보루여야 할 교정시설이 오히려 새로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A씨의 죽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가의 수용자 보호 의무와 교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