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조작으로 국민 돈 2.8억 빼돌린 내부자, 징역 1년 6개월 선고
전산 조작으로 국민 돈 2.8억 빼돌린 내부자, 징역 1년 6개월 선고
펌뱅킹 데이터 조작으로 2억 8천만원 횡령
고용정보원 직원 A씨, 징역 1년 6개월 선고

한국고용정보원 / 연합뉴스
국민의 실업급여와 육아휴직 수당 등 생계와 직결된 고용보험기금이 전산망 관리자의 손에 의해 2억 8천여만 원을 횡령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고용정보원 직원 A씨는 지난해 8월 26일부터 27일 사이, 자신이 관리하는 고용보험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했다.
A씨는 펌뱅킹 데이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고용보험기금 중 약 2억 8천만 원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불법 이체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자수해 경찰·검찰 조사를 받은 후 기소되었으며, 올해 4월 법원에서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A씨는 항소심을 진행 중이며, 이 사건으로 고용정보원에서 파면 처분을 받았다.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핵심 쟁점은 '권한 없는 정보 변경'
법조계는 이번 사건에 형법 제347조의2에 명시된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적용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이 조항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A씨가 펌뱅킹 데이터를 조작한 행위는 시스템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비록 고용정보원 직원으로서 시스템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을지라도, 고용보험기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할 권한은 없었으므로 이는 명백히 "권한 없는 정보의 입력·변경"에 해당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금융기관 직원이 전산단말기를 이용해 특정 계좌에 돈이 입금된 것처럼 허위 정보를 입력하여 입금 절차를 완료한 시점에서 이미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기수(범죄 성립 완료)에 이른다.
따라서 A씨의 경우, 펌뱅킹 데이터 조작을 통해 자신의 계좌로 입금 절차가 완료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 재원인 고용보험기금 미환수 잔액 4천만원은 어떻게?
고용보험기금은 고용보험료, 징수금, 적립금 등으로 조성되어 실업급여, 모성보호 급여 등 국민에게 꼭 필요한 급여가 지출되는 공익성이 매우 큰 재원이다. 이 기금이 관리 부실로 인해 횡령당했다는 사실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횡령된 2억 8천만원 중 약 2억 3천만원은 지급명령 및 압류를 통해 환수되었고, 900만원은 A씨가 자발적으로 변제했다. 그러나 남은 4천만원은 A씨의 재산 사정이 좋지 않아 환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해야" 재발 방지 위한 대책 시급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의원은 "실업급여·육아휴직수당 등 국민에게 꼭 필요한 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전산망을 관리하는 고용정보원에서 관리 부실로 편취 사건이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기금 관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정보원은 이번 사건 이후 데이터베이스관리자 계정 접속이나 펌뱅킹 데이터 수정 시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통보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또한, 펌뱅킹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고 내부통제 전문 회계법인에 의뢰해 업무절차에 대한 내부 통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국고 등으로 마련된 고용보험기금의 공익적 성격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내부 범죄는 시스템 보안 강화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확립과 관리 책임 주체의 엄중한 처벌을 통해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