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엄마가 죽인 게 아닐 수도⋯" 100kg 거구 아들 살해 혐의 70대 노모 '무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꼭 엄마가 죽인 게 아닐 수도⋯" 100kg 거구 아들 살해 혐의 70대 노모 '무죄'

2020. 11. 03 15:01 작성2020. 11. 03 16:23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6세인 노모 A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100kg이 넘는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6세 노모에 대한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표극창 부장판사)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범행 동기가 불확실하고, 제 3자가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또한, "A씨가 피해자인 아들 B씨를 살해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고도 무죄 판단의 근거를 설명했다.


재판부, 70대 노모의 범행에 의구심 품어

사건은 지난 4월, A씨의 신고에서 시작됐다. A씨는 당시 직접 112에 전화해 "만취 상태의 아들 머리를 술병으로 때리고 수건으로 목을 졸랐다"고 했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아들 B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B씨는 끝내 숨졌다.


이후 검찰은 살인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재판부가 A씨 범행에 의구심을 품으며 지난달 27일로 예정된 선고가 늦어졌다.


사건을 맡은 표극창 부장판사는 자그마한 체구의 70대 A씨가 100kg이 넘는 체격의 성인 아들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에게 법정에서 범행을 재연해보게도 하고, 개인적으로 직접 실무관과 재연을 해보기도 하는 등 범행 방법에 계속 의문을 제기했었다.


범행 도구도 문제였다. A씨는 "수건으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는데, 그 수건의 사이즈가 가로 40㎝, 세로 70㎝였다. 반항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도 아니었는데, 거구의 아들 B씨 목을 조르기엔 적합하지 않았다고 봤다.


표 부장판사는 "술에 취했다고 해도 과연 70대 할머니가 몸무게 100㎏이 넘는 거구의 성인 남성을 수건으로 목을 졸라 살해할 수 있는지 자꾸 걸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의 주장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도 그는 "(아들이) 희망도 없고 진짜로 너무 불쌍해서 범행했다"고 말했다.


"허위진술 했을 수 있다" 재판부, 제3자 개입 가능성 보고 무죄

재판부는 '제3자의 개입'을 염두에 두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살해 경위 등을 보면 범죄의 동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며 "다른 사람이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 신고 후 약 5분 만에 A씨가 범행 현장을 깨끗하게 청소했다는 점, 딸과 어머니의 진술이 일부 다른 점, 범행 재연 동작이 어설픈 점 등도 고려됐다.


"A씨가 피해자인 아들 B씨를 살해했다는 증거는 A씨 자백과 A씨 딸의 진술밖에 없다"면서 "자백이 허위라고 볼 명백한 증거도 없지만, 자신이 겪은 일을 그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가족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허위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재판부는 "여러 진실성과 합리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판시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검찰은 "판결문 내용을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