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벌면 소고기 쏜다" 큰소리치더니… 동료 등친 경찰관, 4억 '강제집행'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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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벌면 소고기 쏜다" 큰소리치더니… 동료 등친 경찰관, 4억 '강제집행' 길 열렸다

2025. 12. 02 17:1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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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경찰 등쳐 8억 '꿀꺽'

법원 "별도 소송 없이 즉시 갚아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코인으로 8천만 원 벌었습니다. 수익 1억 넘으면 소고기 쏘겠습니다."


믿었던 동료의 호기로운 자랑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범인을 잡아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제복 입은 동료들을 상대로 수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였다. 수익률 40%가 찍힌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주며 환심을 샀지만, 실상은 7억 원의 빚더미에 앉아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법원은 그에게 실형을 선고함과 동시에 피해자들을 위한 즉각적인 배상 명령을 내렸다.


믿음이 빚으로… 제복 뒤에 숨긴 '코인 늪'

인천 서부경찰서 소속 30대 A 경장은 평소 동료들에게 재테크 실력을 과시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불과 3개월 사이, 같은 경찰서 동료 10여 명과 고등학교 동창 등 지인 16명을 코인 투자의 늪으로 끌어들였다.


A 경장의 수법은 치밀했다. 그는 가상화폐 선물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동료들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자신의 수익률이 '40%'가 넘는 캡처 사진을 전송하는가 하면, "이미 8천만 원을 벌었다"며 부를 과시했다. 신입 교육을 함께 받은 동기에게는 "아파트 취득세가 급하다"며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허상이었다. 수사 결과 A 경장은 이미 아파트 담보 대출과 친인척 채무 등으로 7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었다. 코인 투자는 수익은커녕 손실만 거듭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직장 동료라는 신뢰 관계를 악용, 총 8억 8천여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 '돌려막기'식 범행이 한계에 다다르자 결국 덜미가 잡혔다.


법원 "죄질 불량하나 변제 노력 참작"… 징역 3년 선고

인천지방법원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경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A 경장이 경찰관이라는 신분을 망각하고 동료들의 신뢰를 이용해 거액을 편취한 점을 들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편취액이 5억 원을 넘어섬에 따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됐다. 해당 법률 제3조에 따르면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 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해 액수가 크고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에게 5천만 원을 변제했고, 소유한 아파트가 강제 경매를 통해 5억 6천200만 원에 매각되어 피해 회복에 쓰일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민사소송 없이 돈 받는다… '배상명령'의 강력한 효력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법원이 형사 처벌과 함께 내린 '배상명령'이다. 재판부는 피해자 6명의 신청을 받아들여 A 경장에게 총 4억 1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배상명령이란 형사 재판 과정에서 간편하게 민사적인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보통 사기 피해를 당하면 범인이 감옥에 가더라도 돈을 돌려받기 위해 별도의 긴 민사 소송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 배상명령이 확정되면 피해자들은 별도의 소송 없이도 A 경장의 재산에 대해 즉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확정된 배상명령은 민사 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며 "피해자들은 A 경장의 아파트 경매 배당금 외에도 급여, 퇴직금, 예금 등에 대해 압류 및 추심을 진행할 수 있어 피해 구제의 실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사 판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2023고합560)에서도 투자금 반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받은 행위를 사기죄로 엄격히 처벌한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변제 능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기망 행위가 이루어졌으므로, 법원은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 배상명령을 적극 인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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