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발목 잡은 '수면제 대리수령'… 처벌 피하기 어렵다
싸이 발목 잡은 '수면제 대리수령'… 처벌 피하기 어렵다
대리수령, 왜 문제일까?

가수 싸이가 수면제를 대리수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가수 싸이가 수면제를 제3자를 통해 대신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약물 대리 수령의 법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싸이 측은 "의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 처방전을 받은 '대리처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리수령'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싸이의 소속사 피네이션은 "만성적인 수면장애로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수면제를 복용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제삼자가 수면제를 대리수령한 경우가 있었고, 이는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대리수령'이 왜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 것일까.
대리처방과 대리수령, 처벌 수위 어떻게 다른가
우선 법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대리처방'을 매우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는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할 의사의 대면진료 의무를 저버린 행위이기 때문이다.
만약 의사가 이를 어기고 대리처방을 했다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의사면허 자격정지 같은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
반면, 환자 대신 다른 사람이 약을 받아오는 '대리수령'은 비교적 가볍게 여겨지지만, 이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싸이가 복용한 수면제는 중독성과 오남용 위험이 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문제는 의료법을 넘어 훨씬 무거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로 비화될 수 있다.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으로 취득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대리수령, 왜 법으로 막나
그렇다면 법은 왜 가족이나 지인이 약을 대신 받아주는 행위를 까다롭게 규제하는 것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환자의 안전과 약물 오남용 방지다.
의료법은 환자 본인이 약을 수령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 예외적으로 대리수령을 허용한다. 하지만 조건이 매우 엄격하다. ▲환자의 의식이 없거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같은 질병으로 장기간 동일한 처방을 받는 경우 등으로 제한된다.
이때 대리수령자는 그냥 약만 받아올 수 없다. 대리수령 신청서, 환자와 대리수령자 각각의 신분증, 그리고 가족관계증명서 등 관계를 증명할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런 복잡한 절차를 두는 이유는 환자의 상태 변화를 의사가 놓치지 않게 하고, 제3자가 약물을 빼돌리거나 오용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수면제처럼 환각이나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은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법원의 시각이다.
대리처방 없었다는 싸이, 처벌 피할 수 있나
싸이의 주장대로 의사가 직접 진찰하고 처방전을 발급해 '대리처방'이 없었더라도, 정해진 절차를 어긴 '대리수령'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처벌 핵심은 약을 '어떻게 받았는가' 즉, 취득 과정에 있다. 만약 싸이를 대신해 약을 받은 제3자가 법에서 정한 엄격한 서류 제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그 행위 자체가 불법 취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싸이는 의료법상 대리수령 절차 위반은 물론,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취득 혐의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결국 "대리처방은 없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 최종 처벌 수위는 대리수령 횟수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