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무죄로 바뀐 '정준영 부실수사' 경찰…집행유예에서 벌금 200만원으로
대부분 무죄로 바뀐 '정준영 부실수사' 경찰…집행유예에서 벌금 200만원으로
직무유기·뇌물수수 무죄…허위공문서 '원조대조필' 부분만 유죄
1심에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2심은 벌금 200만원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혐의를 수사하면서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혐의 대부분이 무죄로 뒤집혀 감형받았다. /연합뉴스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허위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부실수사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재판장 원정숙·정덕수·최병률 부장판사)는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5만원과 1만 7000원의 추징 명령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 불법촬영 등의 혐의를 받는 정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고의로 부실하게 처리하고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A씨는 직접 디지털 포렌식 업체에 연락해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업체가 이를 거절하자 정씨 변호인에게 같은 취지로 확인서를 받아 보고서에 포함시키고, 불법촬영물이 담긴 정씨 휴대전화를 확보하라는 상부 지시도 따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정씨 변호인에게 휴대전화 자료 등의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하게 송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식사를 대접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사비는 총 5만 3000원으로, 당시 3명이 참석했던 점을 고려해 3분의 1로 나눈 1만 7000원이 A씨의 뇌물 혐의액이다.
A씨는 조사받던 정씨가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했지만, "범행을 시인했다"고 허위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A씨는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벌금 5만원과 추징금 1만 7000여원도 함께 부과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직무유기, 뇌물수수 혐의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A씨가 상급자의 지시를 받고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포렌식 자료를 확보하지 않고 검찰에 넘겼을 뿐,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할 의도는 없었다고 봤다.
뇌물수수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정씨의 변호인이 혐의없음 처분을 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은 있지만, 신속 처리를 청탁하거나 A씨가 이를 들어준 적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가 작성한 수사보고서도 대체로 진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A씨가 일부 문건에 '원본대조필'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본대조필이라는 기재는 원본과 대조해 사본과 원본이 동일하다는 의미"라며 "A씨는 원본과 대조해보지도 않고 '원본대조필'이라고 기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의 범행은 공문서 진정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로 인해 구체적 손해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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