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아도 가해자 처벌"...경찰, 교제폭력에 강력 대응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아도 가해자 처벌"...경찰, 교제폭력에 강력 대응
올해 세 차례 교제살인 계기로 대응 본격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 사이 폭력을 단순한 다툼이 아닌 강력범죄로 보고 적극 개입하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구체화됐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해 가해자를 격리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11일 '교제폭력 대응 종합 매뉴얼'을 처음으로 제작해 전국 일선 현장에 배포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교제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계속 사귀고 있어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심지어 폭행 후에도 교제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이 적극 개입하기 어려웠던 한계를 극복하려는 조치다.
스토킹처벌법으로 '의사에 반한 접근' 강력 처벌
경찰은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 등의 행위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경우 적용된다.
핵심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교제를 지속해도 '의사에 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처벌불원과 교제 지속 등은 사후적 사정일 뿐, 폭행 발생 시엔 경찰에 신고했으므로 의사에 반한 것으로 판단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병 들고 위협해도 '특수폭행', 휴대폰 뺏어도 처벌
경찰은 교제폭력의 다양한 양상에 맞춰 적용 법조문도 세분화했다. 반복되는 폭행은 피해자 처벌불원 의사와 관계없이 상습폭행으로 처벌하고, 500mL 생수통이나 젓가락, 우산 등을 이용한 위협은 특수폭행으로 적용한다. 연인의 휴대전화를 가져가 문자 내용을 확인하는 행위는 재물은닉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결별 요구'나 '외도 의심' 후 발생하는 스토킹 사건은 강력범죄의 전조 증상으로 보고 초기부터 최고 수준의 피해자 보호조치를 실시한다.
올해만 세 차례 교제 살인...국회 세미나로 입법 추진
이번 대책은 올해 5월 화성 동탄, 6월 대구 성서, 7월 대전에서 잇따라 발생한 교제 살인 사건들이 계기가 됐다. 조주은 경찰청 여성안전학교폭력대책관은 "교제폭력 입법 전에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다양한 부서 간 협업과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마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9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제폭력 대응 국회 세미나'를 개최해 관련 입법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과 이인선 여성가족위원장이 공동 주최하며, 교제폭력의 특성과 입법 필요성을 집중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