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약 파기 시 계약금 2배 상환...'배액배상' 원칙이란
부동산 계약 파기 시 계약금 2배 상환...'배액배상' 원칙이란
민법상 배액배상 원칙 적용, 이행 착수 전까지 가능

계약 당사자 중 한쪽이 계약을 위반하거나 해제할 경우 '배액배상' 원칙에 따라 상대방에게 계약금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셔터스톡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받은 집주인이 나중에 "계약금을 돌려줄 테니 계약을 파기하자"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경우 집주인은 받은 계약금의 2배를 임차인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배액배상'이란 계약 당사자 중 한쪽이 계약을 위반하거나 해제할 경우 상대방에게 계약금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부동산 거래에서 계약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활용되는 제도다.
민법 제565조(해약금)에 따르면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매매계약에 관한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유상계약에도 적용된다.
배액배상, 어떤 경우에 청구할 수 있을까
집주인이 계약금 1억원을 받고 집값이 오르자 "돈을 돌려줄 테니 계약을 파기하자"고 제안한 상황에서 매수인은 집주인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제안에 대해 계약금의 2배에 해당하는 배액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배액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 계약금이 실제로 지급되었을 것
- 이행 착수 전 상태일 것
- 계약 해제 의사 표시가 있을 것
이 사례에서는 계약금이 실제로 지급되었고, 집주인이 "계약을 파기하자"고 제안한 것은 명확한 계약 해제 의사 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이행 착수 여부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계약에서는 중도금 지급, 임대차계약에서는 입주 준비 등이 이행 착수로 인정될 수 있다.
이행 착수 여부는 당사자들의 실제 행동, 이행 기간, 신의성실 원칙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한다. 대법원은 이행 착수 여부를 판단할 때는 계약 당사자 쌍방의 이익과 신의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집주인에게도 계약 이행에 대한 기한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임차인의 일방적인 이행 착수가 계약 해제를 막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다256624 판결).
이행에 착수한 경우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거나 계약금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이행 착수 후에는 당사자 합의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법정해제권 행사,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가계약도 배액배상이 될까. 가계약금은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해약금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본계약 체결 시 계약금으로 충당되는 가계약금이라면 본계약의 계약금으로서의 법적 성격을 가지게 된다(전주지방법원 2021. 1. 13. 선고 2020가단3484 판결).
법원 "배액을 상환하지 않으면 계약 해제할 수 없어"
실제 법원 판례를 보면 배액배상 제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있다.
대법원은 1992년 판결에서 "매매당사자 사이에 계약금을 수수하고 계약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하려면 계약해제의 의사표시 이외에 계약금 배액의 이행 제공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151 판결). 즉, 계약금 배액을 지급해야 계약 해제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대법원 판례에서도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에 착수하기 전에는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나, 이 해제는 통고로써 즉시 효력을 발생하고 나중에 계약금 배액의 상환의무만 지는 것이 아니라 매도인이 수령한 계약금의 배액을 매수인에게 상환하거나 적어도 그 이행제공을 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33612 판결).
계약금이 일부만 지급된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할까. 대법원은 2015년 판결에서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수령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231378 판결).
과도한 배액배상은 감액 가능
배액배상이 과도한 경우 법원의 감액 가능성도 있다. 대전고등법원은 "통상적인 매매계약의 경우, 계약금 상당액이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정해지는 거래관행에 비추어 매매대금의 배액이 손해배상의 예정액으로 된 것은 지나치게 과다하므로 감액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전고등법원 2004. 10. 13. 선고 2003나8747,8754 판결).
단, 실제 손해가 배상액보다 클 경우에는 감액이 제한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실제 손해가 배상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감액이 제한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10382 판결 계약금배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