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본인이 원하지 않은 강제 '커밍아웃', 광의의 성폭력" 벌금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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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본인이 원하지 않은 강제 '커밍아웃', 광의의 성폭력" 벌금 500만원

2022. 03. 08 16:32 작성2022. 03. 08 17:00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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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SNS에 동성인 본인과 스킨십 하는 사진 올려

범행 이후에도 피해자 탓하는 등 반성 없어

재판부 "광의의 성폭력"⋯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인정하며 벌금 500만원 선고

커밍아웃을 동의 없이 강제로 하게 한 A씨에게 법원이 "광의의 성폭력"이라고 지적하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성소수자가 스스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는 '커밍아웃'. 당사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 커밍아웃을 동의 없이 강제로 하게 한 A씨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3단독 이정아 판사는 지난 1월,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이러한 강제 커밍아웃이 "광의(廣義⋅ 넓은 의미)의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개인의 성 정체성 폭로, 광의의 성폭력"

판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SNS에 피해자가 본인과 스킨십을 하고 있는 사진 등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둘은 동성이었고, 해당 SNS 계정엔 피해자의 지인들도 다수 있었다. 게시물을 본 사람들이라면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가 성소수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결국 A씨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제70조 제1항) 재판에 넘겨졌다. 우리 법은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SNS에서 비방할 목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공익적 목적의 행동이었다면 예외적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지만, A씨에겐 해당 사항이 없었다.


1심을 맡은 이정아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개인의 성 정체성을 본인이 원하지 않는 대상에게 폭로한다는 점에서 광의의 성폭력에 해당한다"며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이후의 정황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실제 A씨는 처음엔 범행을 인정하지 않다가, 영장을 통해 게시물이 작성된 장소가 특정된 뒤에서야 자백했다. 이후에도 범행 계기를 피해자 탓으로 돌렸고, 오히려 '합의금이 과다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이정아 판사는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양측(검사, A씨)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현재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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