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회수 가능" 속았는데 경찰은 불송치…민사로 돈 돌려받으려면?
"보증보험 회수 가능" 속았는데 경찰은 불송치…민사로 돈 돌려받으려면?
마케팅 대행사 상대 '나홀로 소액소송'
녹취 있지만 경찰 불송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마케팅 대행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직접 진행 중인 A씨. 계약 당시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대금 회수가 보장된다"는 대행사의 설명을 믿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 설명은 녹취까지 해뒀다.
하지만 알고 보니 해당 보험은 A씨가 직접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것이었다. A씨는 대행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씨는 계약 취소와 대금 반환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홀로 준비하고 있다. 경찰도 사기가 아니라고 하는데, A씨는 민사소송에서 계약을 취소하고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대금 회수 보장" 녹취까지 있는데…경찰은 "사기 아냐"
A씨는 마케팅 대행사 B사와 계약을 맺으며 '보증보험 가입으로 대금 회수와 구상권 청구가 보장된다'는 설명을 듣고 이를 녹취해뒀다. 하지만 실제로는 A씨에게 권리가 없는 PG(결제대행사)사용 보험이었다.
A씨는 B사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B사가 일부 업무를 수행한 사실과 보험증권 자체가 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A씨는 민사 소송에서 B사의 '기망(상대를 속이는 행위)'이나 자신의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지급한 대금을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들 "경찰 불송치, 민사 재판 구속 못 해…'착오 취소' 가능"
변호사들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민사 재판의 결론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형사 처벌과 민사상 계약 취소는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형사 불송치는 '사기죄(고의)'가 안 된다는 뜻일 뿐"이라며 "착오 취소는 고의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가 착오에 빠져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 역시 "형사상 무혐의가 민사상 법률행위의 취소나 부당이득 성립을 막는 것은 아니다"라며 "형사는 '고의에 의한 범죄 성립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는 반면, 민사는 '당사자 간 착오 및 신의성실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A씨가 소송에서 주된 주장으로 '기망에 의한 취소'를, 예비적 주장으로 '중요부분 착오에 의한 취소'를 하는 전략이 타당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 및 권리주체 문제는 계약 체결에 있어 핵심 요소이므로 착오 취소 법리가 적극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부분 착오' 입증이 관건…"계약 체결의 핵심 조건이었음 부각해야"
소송의 핵심은 보증보험에 대한 설명이 계약을 체결하게 된 '중요부분'이었음을 법원에 인정받는 것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준비서면에서는 단순히 설명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보다 그 설명이 계약 체결 여부를 좌우한 핵심 조건이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계약이 취소되면 B사가 주장하는 위약금 역시 효력을 잃는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계약 취소의 소급효와 부당이득 반환 범위라는 민사적 쟁점에서 별도로 다루어야 한다"며 "피고가 주장하는 위약금 산정 근거가 실제 계약 조항과 어떤 측면에서 배치되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명확히 대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대방의 '중과실' 반격 가능성…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B사 측이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반격할 가능성을 짚었다.
B사가 "A씨가 보험증권을 받고도 그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착오를 일으킨 사람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점은 상대방(B사)이 입증해야 한다. A씨가 전문가가 아닌 이상 보험의 상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 등을 주장해 방어할 수 있다.
오히려 조 변호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문을 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결정 이유 중 피고 측 변소로 기재된 부분, 특히 보험의 피보험자가 PG사이고 원고에게 직접 청구권이 없다는 취지의 기재는 오히려 원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며 "결정 자체를 반박하기보다 그 안의 사실 부분을 원용하는 편이 재판부에 더 설득력 있게 읽힐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