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과' 기록 함부로 본 해사가 잘못했다" 지원자 불합격 처리 뒤집은 법원
"과거 '전과' 기록 함부로 본 해사가 잘못했다" 지원자 불합격 처리 뒤집은 법원
해군사관생도 응시생, 신원조회 후 불합격
학교 측 "신원조사 결과, 응시생에게 범죄 전력 있어 불합격 처리"
법원 "학교의 불합격 처분 취소⋯범죄 전력 조사한 방식 위법해"

과거 절도와 무면허 운전 전력으로 기소유예처분 등을 받은 적이 있다면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할 수 없는 걸까. 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군사관학교 홈페이지
해군사관학교가 입학 지원자의 범죄 전력을 문제 삼아 내린 불합격 처분이 뒤집혔다. 20일 창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서아람 부장판사)는 불합격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해군사관학교의 '2020학년도 제78기 해군사관생도 선발시험'에 응시해 1차 필기시험에 합격했지만, 2차 시험에서 낙방했다. 당시 해군사관학교는 2차 시험 응시자에 대한 신원조사에서 A씨가 과거 30만원 상당의 절도와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으로 '기소유예 처분'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불합격 처리했다.
해군사관학교의 근거는 이러했다. 만약 A씨가 실제 사관생도였다면 '퇴교' 처분을 받을만한 사안이었으니 불합격 처분이 적정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판단은 달랐다. 해군사관학교의 판단을 위법하다고 봤다. 그 판단의 근거로 사용된 A씨의 민감한 개인정보인 '전과 기록'을 해사가 확보한 건 '위법한 증거 수집'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에서는 해군사관학교가 A씨의 범죄 전력을 확인한 '신원조사'가 쟁점이었다.
먼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범죄경력조회⋅수사경력조회 및 회보의 제한 등) 제1항 제7호에 따르면 사관생도의 입학 등에 필요한 경우 범죄경력조회 및 수사경력조회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예를 들어 사관학교는 응시생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거나, 선고유예 등을 받은 전력을 법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조회할 수 있다. 이는 범죄경력조회로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관학교가 기소유예 처분 등 수사경력자료까지 조회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해군사관학교 측이 홈페이지에서 "사관생도 지원 자격요건에 금고형 이상일 경우 응시가 제한되므로, 기소유예로 신원조회 시엔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남겼던 것도 이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신원조사 제도는 오래전부터 그 남용의 폐해와 위험성이 지적됐으며 소년부송치·기소유예 결정된 사건의 수사경력자료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며 "위법하게 수집한 자료를 처분 사유로 한 것은 위법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발예규에 따르면 신원조사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최종합격자 심의"라며 "이마저도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하라는 것이고, 신원조사 결과만으로 최종합격자 선발 여부를 결정하라는 취지가 아니다"고 판시했다.
즉, 사관학교는 적법하지 않은 방식으로 A씨의 기소유예 전력을 조회했고 이를 통한 불합격 처분은 위법하다는 결론이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