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임성근 음주 전과 고백…술 마시고 시동 켠 채 잠들면 음주운전일까
'흑백요리사' 임성근 음주 전과 고백…술 마시고 시동 켠 채 잠들면 음주운전일까
10년 전 "추워서 시동 켰다" 호소
법원이 보는 운전 기준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에 출연했던 임성근 셰프가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음주운전 전력을 고백했다. /'임성근 임짱TV' 유튜브 캡처
'흑백요리사2'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한식 조리기능장 임성근 셰프가 스스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10년에 걸쳐 3번의 음주운전을 했다"며 과거 범죄 전력을 자진 고백한 것. 가장 최근의 일은 5~6년 전으로, 이미 면허 취소와 형사 처벌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대중의 사랑이 부담스러워 털어놓았다는 그의 고백은, 역설적이게도 그를 향한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100만 구독자를 바라보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이미 녹화를 마친 예능 프로그램은 통편집을 논의 중이다.
여기서 2가지 법적 질문이 떠오른다. 이미 죗값을 치른 과거 범죄 사실을 뒤늦게 고백한 것이 현재의 방송 계약을 파기할 사유가 될까? 그리고 10년 전 그가 주장한 "술 취해 시동만 걸고 잤다"는 행위는 과연 법적으로 음주운전에 해당할까.
이미 끝난 과거 죄, 현재 계약 깰 수 있나
방송가에는 '도덕적 해이 조항'이라는 게 있다. 출연자의 범죄나 스캔들로 인해 프로그램 이미지에 먹칠을 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조항이다. 그렇다면 임 셰프의 이번 고백은 이 조항의 방아쇠를 당긴 것일까?
법조계의 시선은 "쉽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첫째, 시점 문제다. 임 셰프의 음주운전은 계약 체결 당시 이미 형사 처벌이 종료된 과거 완료형 사건이다. 현재 진행 중인 범죄나 수사가 아니기에 계약 이행 자체에 직접적인 방해 요인이 되지 않는다.
만약 계약서에 "과거 범죄 전력을 숨기면 안 된다"는 명시적 조항이 없었다면, 단순히 과거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건 권리 남용이 될 수 있다.
둘째, 자진 고백의 딜레마다. 임 셰프는 누가 폭로하기 전에 스스로 잘못을 밝혔다. 이는 은폐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법원은 이를 신의칙 위반 정도가 낮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손해 입증이다. 제작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임 셰프의 고백 때문에 광고주가 떨어져 나가거나 해외 판권 수출이 막혔다는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방영된 상황에서, 과거 잘못을 고백했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기회비용 손실을 인정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제작사 입장에서 '괘씸죄'는 물을 수 있어도, 법적인 배상 책임까지 묻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동 걸고 잤을 뿐인데"... 억울함 호소, 법원도 들어줄까
임 셰프는 10년 전 첫 번째 적발 당시를 회상하며 "술에 취해 차 시동을 걸어놓고 자다가 걸렸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과연 시동 켜고 잠들기는 음주운전일까, 아닐까?
도로교통법상 운전은 "차마를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이들이 '시동을 켜고 얼마나 있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핵심은 시간이 아니라 발진 조작 여부다.
법원은 술에 취해 시동을 켰더라도 기어를 주차(P)나 중립(N)에 둔 채 엑셀을 밟지 않았다면, 차가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음주운전으로 보지 않는다(대법원 2004도1109). 즉, 히터나 에어컨을 켜기 위해 시동만 걸고 잤다면 1시간을 있었어도 음주운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반대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만약 잠결에라도 기어를 드라이브(D)에 놓거나 사이드브레이크를 풀어 차가 단 1cm라도 움직였다면, 이는 운전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간주돼 처벌받는다. 실수였더라도 발진을 위한 조작이 있었다면 운전으로 보는 것이 법원의 엄격한 판단이다.
임 셰프의 경우 "형사처벌을 받아 면허가 취소됐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는 당시 수사기관과 법원이 그의 행위를 단순한 잠들기가 아닌, 운전 행위의 종료 혹은 발진 조작이 있었던 상태로 판단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