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빠! 엄마 전화 말고는 받지마" 문자가 '아빠의 아동학대' 결정적 증거 됐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오빠! 엄마 전화 말고는 받지마" 문자가 '아빠의 아동학대' 결정적 증거 됐다

2025. 09. 01 11:2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선풍기 넘어뜨린 아들 폭행·말리던 딸까지 때려

10살 딸이 오빠에게 보낸 문자가 결정적 증거로

선풍기를 넘어뜨렸다는 이유로 아들과 딸을 때린 아버지가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선풍기 한 대가 넘어졌다는 이유로 11살 아들에게 인형과 주먹을 휘두르고, 이를 감싸 안으며 말리던 10살 딸마저 때린 아버지가 있었다. 법정에서 그는 "훈육 차원이었다"고 항변했지만, 폭행을 피해 집을 나간 오빠에게 동생이 보낸 다급한 문자메시지 한 통은 그의 주장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선풍기, 그리고 아버지의 분노

2024년 6월 17일 오후, 통영의 한 주택에서 11살 C군이 실수로 선풍기를 넘어뜨렸다. 사소한 실수에 아버지 A씨는 폭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아들에게 "덜덜거리잖아 XX야, 물어내라 이 XX야, 니가 고쳐내 이 XX야"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A씨는 아들을 향해 베개를 집어 던졌고, 아이가 겁을 먹고 책상 밑으로 숨자 인형으로 어깨를 수차례 내려쳤다. 그것도 모자라 주먹으로 아들의 어깨를 여러 차례 때렸다.


C군이 아버지를 밀치고 집 밖으로 도망치자 A씨는 뒤쫓아가며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 끔찍한 광경을 지켜보던 10살 여동생 B양은 오빠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 나와 C군을 감싸 안았다. 그러자 아버지의 분노는 딸에게로 향했다. A씨는 딸의 양쪽 어깨와 옆구리, 등을 손바닥으로 수차례 때렸다.


"훈육이었다"는 변명, 문자 한 통에 무너지다

한 달 전에도 A씨는 13살 큰딸 D양이 말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A씨는 딸들을 때린 사실은 부인하며, 아들을 때린 것은 '훈육'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이은숙 판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훈육'이라는 변명을 일축한 결정적 증거는 10살 딸 B양이 집을 나간 오빠 C군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 "오빠 전화, 엄마 빼곤 받지마, 나도 받지마"


재판부는 이 메시지에 담긴 절박함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아버지)이 집을 나간 피해아동 C를 찾고자 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즉, 아이가 아버지를 피해 숨어있는 상황에서 동생이 오빠의 안전을 위해 아버지의 연락을 피하라고 다급하게 알리는 모습은 A씨의 폭행이 결코 정상적인 훈육의 범주에 속할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아동 C가 집 밖으로 피신할 정도로 한 폭행은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훈육 목적으로 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법원은 아이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면서도, A씨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그의 반성 없는 태도를 꾸짖었다.


결국 법원은 A씨에게 벌금 300만 원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참고]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5고정99 판결문 (2025. 8. 12. 선고)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