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 광고 규제' 주제로 포럼 열려…공법 전문가 10인 의견은?
'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 광고 규제' 주제로 포럼 열려…공법 전문가 10인 의견은?
한국공법학회 'ICT와 공법 연구포럼' 주관 제5회 포럼 열려

국내 공법(公法) 전문가들이 모여 리걸테크를 둘러싼 현행 규제에 관해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을 열었다. /한국공법학회 캡처
국내 공법(公法) 전문가들이 모여 리걸테크를 둘러싼 현행 규제에 관해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을 열었다. 15일, 한국공법학회 소속 'ICT와 공법 연구포럼'은 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 광고 규제를 주제로 제5회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공법학회는 지난 1957년 발족한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공법학 학술단체다.
이번 포럼의 쟁점은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이하 광고 규정)'에 대해 내린 일부 위헌 결정에 대한 학술적 분석이었다. 이날 공법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새 지속되고 있는 법률플랫폼 규제 갈등에 관해 한 목소리로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포럼은 '변호사광고규정 위헌결정의 의미'를 주제로 막을 열었다. 첫 발제를 맡은 심우민 경인교대 사회과 교수는 "이번 헌재 결정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변호사-소비자 '연결' 행위가 무엇인지를 정의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짚었다.
앞서 헌재는 "단순히 변호사와 소비자가 연결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명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일정한 경제적 이익의 수수가 있더라도, 그것이 직접적인 연결 행위 대가로 볼 수 없다면 규율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심우민 교수는 "이러한 헌재의 결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광고 규정 중 '일부 조항만 위헌 결정이 나왔으니 법률플랫폼은 영업을 해선 안 된다'는 식의 해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협에서 변호사 회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더라도, 최종 규범력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징계가 이뤄지더라도 법무부나 법원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고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법률플랫폼 이슈는 사회적 편익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법률소비자의 접근권 문제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는 박재윤 한국외대 법전원 교수가 맡았다. 주제는 "변호사광고규정 위헌결정이 리걸테크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박재윤 교수는 "일반적으론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는 경우보다, 특정한 일로 변호사를 만나게 되는 일이 더 큰 일"이라면서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사건인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그만큼 법률서비스에 대한 정보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법률플랫폼이 변호사 독립성과 공공성을 침해하고, 결국은 플랫폼에 종속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실증적인 분석이라기보다 다소 이념적인, 플랫폼에 대한 적대적 태도로 해석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변호사법이나 변호사 윤리를 이유로 한 상당수 주장은 시대적 상황이나 일반인의 법률서비스 필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하지 못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재윤 교수는 "미국변호사협회(ABA)의 규칙과 전문위원회 해석 등을 보면,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수수료는 허용되는 합리적인 이용 비용으로 본다"며 국제적 흐름에 대해 짚기도 했다.
발제에 뒤이은 종합토론에선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가 가장 먼저 운을 뗐다. 박종현 교수는 "변협은 광고 규정 개정을 통해 변호사법이 말하는 '연결'을 광의적으로 정의하고 규제하려고 했다"면서 "반면, 헌재는 그렇게 포괄적으로 광고 행위를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을 위헌결정을 통해 설명했다"고 봤다.
특히 박종현 교수는 "헌재가 플랫폼 사업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적극적인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면서 "이는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헌재의 '광고에 대한 사전검열 금지' 기조가 계속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연구원의 김종현 책임연구관은 직접 법률플랫폼을 활용해본 경험을 토대로 현재 다뤄지고 있는 이슈들을 실증하기도 했다. 김종현 책임연구관은 "토론에 앞서, 직접 로톡을 사용해봤다"면서 "임의 키워드로 정보를 검색했을때, 특정 변호사를 추천하는 형태로는 광고가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로톡이 다수 변호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빠르게 잠재적인 법률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태오 창원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2007년, 변협은 이미 광고 규정을 네거티브 형식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었다"며 "원칙적으로 변호사들의 다양한 광고 행위를 허용하되, 제한적으로 규제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변호사법의 위임 권한 내에서 합리적인 규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에 일부 위헌 결정을 받은 개정 광고 규정의 경우, 변협이 무조건적인 제한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해석한 점이 문제였다는 게 김태오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김태오 교수는 "변호사의 광고는 소비자에겐 정보 제공 기능을 하고, 일선 변호사에겐 생존 수단이기도 하다"며 "변협이 공법상 법인이자 행정 주체적 지위가 있다면, 더더욱 법령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마이크를 잡은건 선지원 광운대 법학과 교수였다. 선지원 교수는 "전문 자격증을 요하는 서비스에 대해선 오래도록 플랫폼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협이 변호사법의 위임을 받아서 자체 규정을 만들더라도, 결국 징계 등에 대한 집행 규범력을 만드는 것은 국가의 권한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법 전문가들은 "플랫폼 규제는 시장의 맥락, 문화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영역 수호라는 논리로 규제를 이어가선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