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너머 '부부싸움 소리', 유죄 시 아동학대 처벌은? 고의성 입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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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너머 '부부싸움 소리', 유죄 시 아동학대 처벌은? 고의성 입증이 관건

2025. 10. 18 14:24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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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목격’도 정서적 아동학대

법원 “고의성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빠가 싸우는 곳으로 저를 불렀어요.” 방문 너머로 부부싸움을 들은 아이, 법적으로 정서적 학대일까. 아이가 자신의 방 안에서 문을 닫지 않은 채 부모의 폭언과 협박이 섞인 다툼을 고스란히 들어야 했다.


심지어 잠시 후에는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으로 불려 나가 그 끔찍한 광경을 직접 목격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아이를 부부 싸움에 노출시킨 행위가 법이 금지하는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한 부모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


방문 너머 들린 소리, ‘보이지 않는 학대’ 될까?

법률 전문가 다수는 아동이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것 자체를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반드시 같은 공간에서 눈으로 봐야만 학대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안준표 변호사(법무법인 바른길)는 “아동이 가정폭력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정서적 학대에 포함될 수 있다”며 “문이 열린 방에서 폭언을 지속적으로 듣는 상황도 가정폭력 노출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알고도 싸웠나, 모르고 싸웠나... ‘고의성’의 벽

다만 법적 다툼에서는 행위자의 ‘고의성’이 핵심 쟁점이 된다. 아이가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폭력적 언행을 계속했는지가 학대 성립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권민정 변호사(법률사무소 민앤정)는 “상대방 측에서 ‘아이가 방 안에 있어 못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싸운 것’이라 주장하며 고의를 부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아이가 들을 수 있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 역시 “결국은 고의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법원의 저울, 모든 부부싸움이 학대는 아니다

물론 모든 부부싸움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실무적으로는 대부분 아동학대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만약 이 정도가 모두 인정되면 세상 모든 부모는 친자녀 아동학대범이 될 것”이라고 현실적 어려움을 짚었다.


법원은 행위의 반복성, 폭력성의 강도, 아동의 연령과 성향, 사건 이후 아동의 상태 변화,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한다.


대법원 판례 역시 정서적 학대는 ‘아동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를 포함한다고 보고 있다.


내 아이 지키려면... ‘증거’와 ‘보호명령’이 무기

전문가들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법적 조치와 증거 확보를 주문했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형사 고소와 함께 가해자가 아이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피해아동보호명령’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고통을 증명할 보이는 증거가 필수적이다. 112 신고 기록, 정신과 상담 소견서, 학교나 어린이집의 관찰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방문 너머의 상처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고통을 증명할 보이는 증거를 모으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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