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수돗물로 개인 수영장 물 채운 가족…그거 엄연한 '절도'입니다
공용 수돗물로 개인 수영장 물 채운 가족…그거 엄연한 '절도'입니다
해수욕장 공용 수도 이용해 개인 수영장 채운 일가족
관계자 경고도 묵살⋯결국, 공용 수도 잠가
변호사들 "공용 수돗물이라도 함부로 쓰면 '절도죄' 된다"

울산의 한 해수욕장에 개인 풀장을 설치하고 공용 수돗물을 끌어다 채운 가족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온라인커뮤니티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 일가족이 울산 동구의 한 해수욕장에서 이동형 개인 수영장을 설치했다. 언뜻 보기에도 꽤 큰 크기였는데, 그 수영장 안을 공용 수돗물을 끌어다 채웠다. 이를 본 해수욕장 관계자가 수영장 주인 가족에게 수도를 함부로 쓰지 말 것을 경고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이 가족의 이기적인 행위로 인해 공용 수도 사용이 막힌 것으로 알려지며 누리꾼의 공분이 일었다. 일각에선 "수도 요금을 청구해야 한다", "가뭄으로 농민들이 힘든 시기에 참 대단한 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같은 행동은 단순히 비매너 정도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형법은 타인의 재물을 절취(竊取⋅몰래 훔침)하는 행위를 '절도죄'로 처벌한다. 형량은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제329조). 이와 관련해 서초동의 A변호사는 "수돗물도 재물로 보는 것이 그간 판례의 입장"이라면서 "(수돗물이)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경기 부천의 한 식당에서 각종 용기에 수돗물을 몰래 담아간 사람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기도 했다. 당시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이 사건 피고인이 식당 소유의 재물인 물을 절취한 것으로 보고, 다른 혐의와 종합해 징역 8월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번은 공용 수도를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절도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B변호사는 "공동 수도는 '국가나 지자체의 소유 또는 관리' 영역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계자 허락 없이 수도를 끌어다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면 절도죄가 성립하는 이유"라고 짚었다. 이 사건 역시 해수욕장 관계자가 수도 사용에 관해 제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용 수돗물을 썼다는 점에서 절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
대중이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공용 수도이긴 하지만, 손을 닦는 등 잠시 물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면 문제가 된다는 것. 이 사건처럼 호스를 연결해 개인 수영장에 물을 대량으로 끌어다 쓰는 것은 △본래 목적의 용도에 맞지 않고 △허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위법이라는 것이 변호사들의 공통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