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혀 색깔이 안 지워져”…품절대란 ‘메롱바’, 미국선 급식서 쫓겨난다?
“엄마, 혀 색깔이 안 지워져”…품절대란 ‘메롱바’, 미국선 급식서 쫓겨난다?
2026년 식품 첨가물 기준 대대적 손질
글로벌 ‘타르 색소’ 규제 장벽 넘을까

메롱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없어서 못 판다는 중국산 아이스크림 ‘메롱바’. 혓바닥 모양의 독특한 생김새와 먹고 나면 혀가 파랗게 혹은 빨갛게 변하는 재미 요소로 출시 두 달 만에 500만 개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편의점 GS25를 통해 유통되는 이 제품은 틱톡 등 숏폼 플랫폼에서 “누가 더 혀 색깔이 진하게 남나”를 겨루는 챌린지까지 유행하며 품절 대란을 빚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입안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이는 이 색소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법상으로는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해당 색소들을 ‘퇴출’하거나 강력히 규제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내년 1월부터 대대적인 안전성 재평가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식품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선 합법, 캘리포니아선 급식 금지”…엇갈린 색소 기준, 왜?
논란의 핵심은 메롱바에 함유된 ‘타르계 합성 색소’다. 제품 포장지에는 청색 1호, 황색 4호, 적색 40호 등이 원료로 명시돼 있다. 현행 국내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과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이 색소들은 사용이 허용된 첨가물이다.
현재 국내에서 어린이 기호식품에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타르 색소는 적색 2호와 적색 102호 두 가지뿐이다. 즉, 메롱바는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거쳐 기준치 내에서 색소를 사용했기에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제품이다.
문제는 한국의 기준이 글로벌 안전 기준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메롱바에 포함된 ‘적색 40호’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어린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2027년 말까지 공립학교 급식에서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합성 식용 색소 전반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여기에는 메롱바의 핵심 원료인 청색 1호와 황색 4호도 포함되어 있다.
유럽연합(EU)의 기준은 더욱 까다롭다. EU는 황색 4호를 천식 유발 가능 물질로, 청색 1호를 어린이 과잉행동(ADHD) 유발 우려 물질로 분류한다. 특히 적색 40호가 들어간 식품에는 “어린이의 활동성과 주의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이라는 경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한국의 아이들이 즐겁게 먹는 간식이, 바다 건너에서는 ‘경고장’이 붙는 기피 대상인 셈이다.
식약처, 6년 만에 칼 빼들었다…‘색소 규제’ 판도 바뀔까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규제 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식약처는 내년 1월부터 ‘식품 등의 기준 및 규격 재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5년마다 시행되는 정기적인 절차지만, 이번 평가는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진행되는 이번 재평가에서 최근 소비량이 급증한 중국산 간식류와 타르 색소의 안전성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식품 전문가들은 이번 재평가 결과에 따라 국내 식품첨가물 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행법상 합법인 제품이라도, 국제적 규제 흐름과 최신 과학적 근거에 따라 식약처가 기준을 강화하면 향후 판매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실제로 과거 법원은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색소(적색 2호)를 사용한 업체에 대해 “국민 보건 증진이라는 식품위생법의 목적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엄격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현재의 법적 기준을 지키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예방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메롱바 열풍 뒤에 숨겨진 색소 안전성 논란. 아이들의 즐거움이 건강을 담보로 한 것은 아닌지, 내년부터 시작될 식약처의 현미경 검증에 학부모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