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수필, 자기가 쓴 척하고 SNS에 올린 예술대학교 신입생
내가 쓴 수필, 자기가 쓴 척하고 SNS에 올린 예술대학교 신입생
예술대학교 극작과 입학을 앞둔 학생, SNS 글 무단복제해 게시
내가 창작한 글이 도용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쓴 글은 다른 사람이 무단으로 복제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학생 A씨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수필을 쓰고 있다. 이렇게 올린 수필은 다른 네티즌들도 볼 수 있도록 공개를 해놨다.
어느 날 다른 사람의 SNS를 구경하던 중 낯익은 글을 발견했다. 두 번, 세 번 봐도 내가 쓴 글이었다.
모르는 사람의 계정에 올라와 있는 A씨의 글. 이상한 마음에 알아보니 B씨는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복사해 간 것이었다. 심지어 B씨는 그 글이 자신이 직접 쓴 글인 것처럼 작성해놨다. B씨의 계정에서 확인한 자신의 글만 총 7편.
A씨는 B씨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B씨는 무단으로 글을 가져간 것을 시인했다. 알아보니 B씨는 올해 한 예술대학교 극작과에 입학을 앞둔 학생이었다. A씨는 글을 도둑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B씨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타인의 글을 무단으로 도용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저작권은 생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인 저작물(소설 등 문학작품과 논문, 사진 등)에 대한 독점적 권리다. 변호사들은 이 사안이 '저작권 침해'라고 입 모아 말했다.
법무법인 대화의 심언철 변호사는 "B씨가 글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A씨의 글을 무단 복제해 본인의 글로 표시했다면 저작인격권(①성명표시권⋅②공표권)과 저작재산권(③복제권)의 침해에 모두 해당한다"고 했다.
저작권은 여러 세부적인 권리로 구성되는데, 대표적으로 자기 글에 자기 이름을 표시할 '①성명표시권'과 작성한 글을 공개할지 여부를 정하는 '②공표권', 허락 없이는 복제 당하지 않을 '③복제권' 등이 있다.
그런데 B씨는 이 권리를 모두 침해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도 "법적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런 수위의 처벌이 나오는 일은 드물다.
실제론 영리 목적 없이 저작권을 침해하게 된 경우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초범이거나 만 19세 미만의 경우엔 이렇게 처리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검찰청은 지난 2009년부터 저작권법을 위반한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초범이라면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청소년 고소장 각하제'를 운영 중이다. 19세 이상이라도 과거 저작권 위반 사례가 없다면 교육을 조건으로 기소를 한 차례 유예해 주는 사례도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