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꼴…오늘도 '집합금지' 어긴 사람들이 법정에 선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하루에 한 번꼴…오늘도 '집합금지' 어긴 사람들이 법정에 선다

2021. 07. 09 16:19 작성2021. 07. 09 16:39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3일 연속 확진자 1200명대⋯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최대의 고비'

집합금지 위반⋯최근 한 달 치 판결문 찾아봤더니

법으로 정한 처벌 수위도 낮지만, 법원이 내리는 처벌은 더 낮았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때마다 '무관용 엄중 처벌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최근 한달치 판결문 30건을 전수 분석해본 결과 실제 처벌 수위는 '엄중 처벌'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6일 1212명, 7일 1275명, 8일 1316명'


이제껏 본 적 없는 수치.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최대의 고비'다. 13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도 사상 처음이고, 3일 연속 12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온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결국 초강수를 꺼내든 정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저녁 6시부터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결혼식·장례식은 친족만 참석할 수 있으며, 종교활동 역시 비대면으로만 가능하다. 사실상의 '통금' 조치다.


이런 행정명령을 어기면 어떻게 될까. 그동안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때마다 '무관용 엄중 처벌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최근 한 달 치 판결문 30건을 전수 분석해본 결과 실제 처벌 수위는 '엄중 처벌'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하루에 한 번꼴로 정부의 행정명령을 어긴 이들이 처벌받고 있다

최근 30일 동안 30건의 판결이 선고됐다. 전국에서 하루에 한 번꼴로 행정명령을 어긴 이들이 법원에서 처벌을 받은 셈이다.


법정에 선 피고인들은 전국의 유흥주점, 당구장, 스크린 골프장, 기타 식당 등의 업주였다. 이들은 당시 집합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몰래 손님들을 불러모았다가 적발됐다. 외부 간판의 불을 끄고, 출입문까지 잠근 상태에서 몰래 17명의 손님을 받은 유흥업소 업주도 있었다.


각 지자체의 고발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업주들. 잘못을 인정한 업주도 있었지만, 변명으로 일관한 업주도 있었다. 다음과 같이 말하며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영업만 하지 않으면, 집합금지에 해당하지 않는 줄 알았다. 지인들과 술을 마셨을 뿐이다."

-울산의 한 단란주점 업주


"집합금지명령 기간을 착각했다."

-부산의 한 단란주점 업주


"미증유의 전 세계적 감염병 창궐 사태⋯" 코로나 사태 속 안일함 지적한 법원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0건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이러한 업주들에게 엄중하게 말했다.


"미증유(未曾有⋅지금껏 한 번도 있어 본 적 없는 것)의 전 세계적 감염병 창궐 사태에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에서 비롯된 범행"

-인천지법, 5월 14일 선고


"우리 사회와 지역공동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국민적 노력과 희생을 도외시하는 것으로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5월 26일 선고


정작 처벌 수위는 가벼웠다. 애초에 해당 혐의(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에 대한 법정형이 낮은 것도 있다. 벌금 300만원이 처벌할 수 있는 최대 수위였다.


하지만 법원은 여기에도 못 미치는 형량을 선고했다. 30건 중에서 벌금 300만원이 선고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벌금 200만원형이 가장 무거운 처벌이었다. 법원이 말한 지금껏 한 번 도 있어 본 적 없는 사태에 걸맞은 형량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감염병이 실제 확산되지는 않았다" 법원의 선처 사유

로톡뉴스는 처벌 수위를 통계로 정리해봤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그 중 벌금 200만원형이 가장 많았다. 30건 중 14건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많은 건 벌금 100만원형이었다. 9건이었다. 그외 벌금 150만원형이 6건이었고, 심지어 선고유예도 1건 있었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되지만, 그 선고를 미룬다는 의미다.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된다. 사실상 처벌이 없는 셈이다.


선고유예를 받은 사건은 인천의 한 식당에서 새벽 1시쯤에 손님들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당시 이 지역의 식당은 오후 9시까지만 매장 식사가 가능했다. 지난 5월 28일 인천지법은 "초범이며, 반성하고 있으며, 감염병 확산 위험이 실제 현실화됐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며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다른 사건의 경우에도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으며, 감염병이 실제 확산되진 않았다'는 게 가장 흔한 선처 사유였다. 그외에도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들어 선처해줬다.


"집합금지명령 위반 행위를 한 지 1시간 만에 적발됐다. 피고인이 앞으로는 집합금지명령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부산지법, 5월 13일 선고


"영업이 아닌 당구 동호회원들과 연습을 한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5월 4일 선고


"집합금지조치 마지막 날에 다음날의 영업을 준비하려고 유흥주점을 열었다가 손님을 받게 됐다."

-제주지법, 5월 26일 선고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