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바람 피는 증거 '딱' 잡은 아내와 처제…도리어 재판 넘겨진 이유
남편 바람 피는 증거 '딱' 잡은 아내와 처제…도리어 재판 넘겨진 이유
외도한 남편 차 수색한 아내, 블랙박스 메모리 꺼낸 처제
각각 자동차수색죄·특수절도죄 '유죄'
재판부 "피해자가 원인 유발" 선고유예

별거 중인 남편의 자동차를 수색한 여성과 해당 차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빼낸 그의 동생. 재판부는 이들 각각의 혐의를 다 유죄라고 봤지만, 피해자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 범행에 이르게 된 중요한 원인으로 판단해 선고를 유예했다. /셔터스톡
별거 중인 남편의 차 문을 열고 들어가 수색한 아내. 그런 언니를 도와 형부 차 블랙박스 안에서 메모리카드를 빼낸 처제. 그렇게 두 사람은 불륜 행위 정황이 담긴 증거를 찾아낼 수 있었지만, 이 일로 인해 도리어 재판에 넘겨졌다.
차를 수색하고, 메모리카드를 빼낸 혐의가 모두 '유죄'라는 법의 판단이 나오면서다.
지난 25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언니 A씨(32)에게 자동차수색죄를 적용해 징역 3개월을, 동생 B씨에게(30)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각 형에 대한 선고유예를 함께 판결했다.
지난해 4월, A씨는 강원 원주시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열쇠 수리공을 불러 남편이 몰던 차 문을 열도록 했다. 그리곤 동생과 협심해 그 안에서 남편의 외도 증거를 확보했다. 이후 A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해당 차가 부부가 함께 타던 것이라 수색 행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범행이 벌어졌을 때는, 이미 두 사람이 별거 중이어서 부부가 경제적 공동체로 함께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도 메모리카드 내용을 확인만 하려던 것이라 하지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며 절도 혐의가 적용된다고 봤다.
형법상 다른 사람의 신체나 주거, 자동차 등을 임의로 수색한 경우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제321조). 또한 야간에 차 문을 강제로 개방해 물건을 훔치면 특수절도로 처벌되는데, 이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이다(제331조). 자매가 행한 범죄 모두 벌금형 없이 바로 징역형에 처하는 중범죄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인 남편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 피고인들이 범행에 이르게 된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피고인 둘 다 위법성 인식이 다소 미약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선고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일단은 법정 선고를 미루는 결정을 말한다. 선고유예된 피고인이 2년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자숙하면 앞선 선고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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