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장 상사 생수병에 정액 넣은 직원…엽기행각에도 용서받았다
[단독] 직장 상사 생수병에 정액 넣은 직원…엽기행각에도 용서받았다
판결 갈랐던 한 장의 탄원서
![[단독] 직장 상사 생수병에 정액 넣은 직원…엽기행각에도 용서받았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50919937704735.jpg?q=80&s=832x832)
직장 상사의 생수병에 정액을 넣은 20대 남성이 벌금형 유예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직장 상사가 마실 생수병에 몰래 자신의 정액을 넣은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범행의 엽기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초년생의 미래에 빨간 줄이 없길 바란다"는 피해자의 간절한 탄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구지방법원 김문성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22)에게 벌금 3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사건은 2024년 8월 8일, 대구의 한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직원 A씨는 대표인 피해자 B씨(42·여)의 생수병에 자신의 정액을 넣었다. 이 행위로 물을 마실 수 없게 만들어 재물의 효용을 해친 혐의(형법 제366조)가 적용됐다.
법정에서 A씨는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자칫 실형까지 가능한 범죄였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사회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피고인은 이제 막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으로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꼽았다.
특히 피해자 B씨의 태도가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였다. B씨는 수사 과정에서부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재판 중에는 직접 탄원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B씨가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계속했다"면서 "사회초년생인 피고인의 미래를 위해 인생에서 빨간 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나 다른 사람들이 이 사건 피해품을 섭취하는 등으로 피해가 확대되지 않은 점" 역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2024고정1347 판결문 (2025. 4. 29.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