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을 수 있다더니 0% 확률…크래프톤·컴투스 거짓말, 결국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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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수 있다더니 0% 확률…크래프톤·컴투스 거짓말, 결국 들통

2025. 06. 16 14:5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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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만 든 상자를 팔았다

'확률 장난'에 칼 빼든 공정위

PUBG·뉴진스 /연합뉴스

획득 확률 0%, 즉 절대 나오지 않는 아이템을 버젓이 '획득할 수 있다'고 광고해 온 대형 게임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크래프톤과 컴투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총 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과장 광고를 넘어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린 명백한 기만 행위로, 법원은 과거부터 이러한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


'있다'더니 '0%', '확정'이라더니 '9%'…배신당한 유저들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연합뉴스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연합뉴스


이번에 적발된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와 컴투스 '스타시드'의 확률 조작 방식은 노골적이었다. 배틀그라운드는 특정 아이템 31종의 실제 획득 확률이 0%임에도 최대 0.75%까지 나온다고 표시했다. 심지어 5번 구매 시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준다는 '천장 시스템(불운방지 장치)'이 있는 것처럼 안내했지만, 실제 5번째 획득 확률은 9%에 불과했다. 컴투스 역시 획득 확률 0%인 아이템을 24% 확률로 얻을 수 있다고 소비자를 속였다.


이는 밑 빠진 독에 돈을 쏟아부으라고 유도한 것과 다름없다. 이용자들은 게임사의 공지를 믿고 돈을 냈지만, 처음부터 당첨될 수 없는 '꽝'만 가득한 상자를 연 셈이다.


이는 '기만적 소비자 유인'

공정위가 이번 제재에 적용한 핵심 법률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제21조다. 해당 조항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법원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기만적 방법'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해왔다. 대법원은 "소비자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은폐,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주의나 흥미를 일으키는 행위" 자체를 기만적 유인 행위로 본다(대법원 2012두1525 판결).


즉, 소비자를 완전히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만으로 위법성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0% 확률을 숨긴 이번 사례는 법원이 쌓아온 엄격한 판단 기준에 정확히 부합한다.


나아가 2024년 3월부터 시행된 개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역시 게임사의 발목을 잡는다. 이 법은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공급 확률을 '정확하게' 표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결국 두 회사는 전자상거래법과 게임산업법을 모두 위반한 셈이다.


솜방망이 처벌? '과태료'와 '과징금'의 차이

일각에서는 500만 원이라는 과태료가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법적 제재의 종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부과된 과태료는 행정상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성격이 강하다.


공정위는 이보다 훨씬 무거운 제재인 과징금을 부과할 수도 있었다. 과징금은 법 위반으로 얻은 부당 이득을 환수하는 개념으로, 액수가 훨씬 크다.


공정위가 과태료를 택한 이유는 두 회사의 위반 기간이 비교적 짧고, 적발 후 자발적으로 소비자에게 구매 대금을 환불하는 등 피해보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했다는 점을 참작했기 때문이다.


피해 소비자를 위한 '법률 무기'

그렇다면 피해를 본 개별 소비자들은 어떻게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을까?


법은 여러 가지 무기를 마련해두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전자상거래법에 보장된 청약철회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표시된 확률과 실제 내용이 다른 이번 사건의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구매를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나아가 게임사의 기만 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근거로 정신적 피해까지 포함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공정위가 이미 '법 위반'으로 결론 내린 사안은 소비자가 소송에서 게임사의 위법성을 입증하는 과정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소액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경우에는 개인이 소송을 진행하기보다, 소비자단체를 통한 단체소송으로 힘을 모아 대응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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