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유예' 절실한 음주운전자⋯ 법원 마음 움직일 선처 카드는?
'선고유예' 절실한 음주운전자⋯ 법원 마음 움직일 선처 카드는?
약식명령 전 의견서가 정답일까 정식재판 청구가 기회일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 후 홀로 아픈 자녀를 키우는 A씨는 지난 8월, 늦은 오후에 마신 술이 채 깨지 않은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혈중알코올농도 0.05%로 단속에 적발됐다. 사고는 없었고 난생처음 겪는 일이었지만, 검찰은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하며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벌금형 전과가 생기면 직업을 잃는 A씨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A씨의 유일한 희망은 '선고유예'다. 유죄는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처분이다.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직장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검찰이 이미 약식명령을 청구한 상황에서, 판사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변호인 의견서를 내야 할지, 아니면 약식명령을 받은 뒤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할지 인생의 갈림길에 섰다.
다수 변호사 "약식명령 전 의견서 제출이 왕도"
변호사들 다수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판사가 벌금액을 결정하기 전에 풍부한 정상참작 사유를 제시해 판단 자체에 영향을 줘야 한다는 논리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약식명령이 나온 후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것보다 사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약식명령을 받은 뒤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전략도 있다. 법무법인 에스제이 파트너스 이동현 변호사는 "선고유예를 받기 위해서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략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따른다. 정식재판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자칫 약식명령보다 더 무거운 벌금이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철호 변호사는 "실무상 정식재판에서 벌금액이 감액되거나 선고유예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법원 마음 움직일 '선처 카드들'
결국 선택은 A씨의 몫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어떤 전략을 택하든 A씨가 가진 감형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없는 초범이라는 점 ▲혈중알코올농도가 0.05%로 비교적 낮은 점 ▲이혼 후 아픈 자녀를 홀로 돌보는 가장이라는 점 ▲벌금형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해지는 직업적 특성 ▲음주운전 예방 교육을 이수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 등은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양형 자료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감형 사유가 충분하다면 즉시 변호사를 선임해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선고유예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