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사진,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것이니 괜찮지 않나? 안일한 생각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사진,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것이니 괜찮지 않나? 안일한 생각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번 주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의 세부 기능과 개인정보 과다수집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6일 서울 시내 대형쇼핑몰에 설치된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 시대. 어느 곳에 가더라도 개인 정보를 남겨야 한다. 명부를 작성하거나 QR코드를 찍지 않고는 건물에 들어설 수 없는 상황이 일상이 됐다.
일일이 체온도 확인받는다. 자동으로 확인하기 위해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를 출입문 밖에 설치한 곳도 많다.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출입부터 차단하기 위해서다.
편리함 덕분에 이 기계를 설치한 곳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이를 통해 얼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체온을 측정하면서 얼굴 사진까지 찍는데, 이를 제대로 파기하지 않는 등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반 열화상 카메라와 달리, 안면인식 기능까지 갖춘 열화상 카메라는 자동으로 얼굴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탑재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체온을 측정할 때 당신 사진을 저장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문제다. 이 같은 정보를 알리지 않으니 "이 사진은 얼마가 지나면 파기한다"는 사실을 고지할 일도 없다.
실제 전국 최초로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를 청사에 설치한 서울 성동구청은 얼굴 정보를 자동 저장하는 기능이 있는지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가 한 시민단체 항의를 받았다. 구청 관계자는 "그런 기능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사용해왔다"며 "현재는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얼굴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에 대해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제15조 제1항)은 개인정보 수집의 조건으로 '정보 주체의 동의'를 명시한다.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면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만약, 더 나아가 동의 없이 얻은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공유까지 한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까지 처해질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 '개인정보 수집 동의'에 예외를 두기도 한다. 감염병예방법은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한 경우, 당사자가 이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국민의 보건을 위협하는 감염병 확산 단계에 들어섰을 경우엔 개인정보보다 '정보의 의무 제공'을 우선한다는 취지다.
안면인식 열화상 카메라도 이런 예외 규정에 포함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얼굴 정보'는 코로나 예방을 명목으로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개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26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감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모든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얼굴 정보는 (감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개인정보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움직이기로 했다. 빠르면 이번 주부터 관련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 때 열화상 카메라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제기돼 실태 점검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하려고 한다" 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