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8명이 달라붙었다, 1명이 저지른 XX건의 범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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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8명이 달라붙었다, 1명이 저지른 XX건의 범죄 때문에

2021. 07. 07 11:16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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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부터 무면허운전, 뺑소니에 보이스피싱까지 '다' 했다

죄의식 없는 사람처럼 수시로 범행 일삼았지만⋯징역 3년

A씨는 약 10여개의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횟수는 셀 수 없이 많았다. 8명의 검사가 A씨의 범죄를 수사한 만큼 적지 않은 처벌이 예상됐다.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치킨 배달을 하며, 손님에게서 받은 현금을 몰래 빼돌리던 게 시작이었다. 작은 욕심에서 시작됐을 범행. 수사망을 피하는 동안 그의 범행은 점점 대범해졌다. 그리고는 불과 1년 2개월 만에 수천만원대 피해를 낳은 보이스피싱 조직 일원이 됐다.


그가 저지른 범죄들에는 각각 다른 6개의 사건번호가 붙었다. A씨 한 명이 저지른 범죄 단죄를 위해 붙은 검사만 무려 8명. 보통 형사 재판이라면 공판·기소 검사가 한 명씩 참여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보다 4배 많은 인원이 그의 범죄 행위를 수사하고 기소했다.


훔치는 것은 기본, 무면허로 운전하다 뺑소니까지

A씨의 첫 범행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달 기사로 일하던 그는 손님이 현금으로 치른 치킨값을 챙긴 뒤, 사장님에겐 주지 않았다(①횡령). 그해 추석 대목이 껴있던 4주간, A씨는 8번에 걸쳐 16만원을 챙겼다.


다른 가게로 자리를 옮긴 A씨는 이곳에서도 5회에 걸쳐 약 10만원을 챙겼다. 모두 현금으로 지불된 치킨값이었다. 가게 사장님들에게는 피 같은 돈이겠지만, 그래도 여기까진 비교적 소액 범죄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자동차를 훔쳤다(②절도).


그렇게 한동안 잠잠했나 싶었지만, 이듬해 4월부터는 A씨의 범행에 속도가 붙었다. 며칠 사이로 연달아 범행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8년 4월, A씨는 우연히 낯선 이의 운전면허증을 주웠다. 보통 사람이라면 우체통에 넣거나 파출소에 가져다줄 테지만, A씨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이용해 당당하게 차를 빌렸다(③공문서 부정행사, ④사문서위조 및 행사).


심지어 A씨는 무면허였다. 불법으로 빌린 렌터카를 가지고 도로를 내달리던 A씨를 며칠 만에 큰 사고를 냈다(⑤무면허운전). 차선변경을 하다 애먼 차를 뒤에서 들이 받은 것. 이 사고로 피해 차량은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 차로로 미끄러졌고, 가로등을 들이 받은 후에야 겨우 멈췄다. 상대편 차량에 타고 있던 60대 운전자는 가까스로 살아 남았다.


이런 사고에도 A씨는 그대로 사고 현장을 떴다(⑥도주치상, ⑦사고후미조치).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식당에 배달주문을 시키곤 무전취식하기도 수차례. 그 와중에 먹고 싶은 메뉴도 다양하게 시켰다. A씨의 숱한 범죄 행위들은 '생계형 범죄'로 보기도 어려웠다.


"성년이 된 지 얼마 안 돼 선처해야 마땅⋯다만, 죄질 중해 사회로부터 격리 필요"

점점 범죄 수위를 높여가던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까지 가담했다. 그곳에선 현금수거책 역을 맡아 능수능란하게 피해자들을 속였다(⑧사기). 금융감독원 관계자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속이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만든 위조된 공문을 들고 다니며, 5명의 피해자에게서 3000여만원을 챙겼다(⑨위조공문서행사).


이 과정에서 전국 각지를 돌며 '또' 무면허운전을 했다. 무려 280km가 넘는 구간이었다.


똑같은 범죄를 수차례에 걸쳐 반복하던 A씨. 그가 비로소 범행을 멈춘 건 스스로 참회를 해서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경찰 신고 때문이었다.


결국 A씨는 약 10여개의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횟수는 셀 수 없이 많았다. 8명의 검사가 A씨의 범죄를 수사한 만큼 적지 않은 처벌이 예상됐다.


A씨 사건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2단독 우인선 판사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우 판사는 지난 2019년 A씨에게 징역 3년,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우 판사는 판결문에 이렇게 썼다.


"피고인이 성년이 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날들과 새롭게 경험하게 될 기회를 생각하면 선처를 해야 마땅하다."


어린 피고인이 변화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웬만하면 선처하는 게 맞지 않냐는 취지로 보였다. 그러나 선처를 해주기엔 그가 저지른 범죄가 너무 많았다.


이에 우 판사는 "다만, 피고인의 범행 사실들은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질이 중해 상당기간 사회로부터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실형(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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