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본 불법촬영 처벌 기준 "법원은 '이것'을 기준으로 본다"
변호사가 본 불법촬영 처벌 기준 "법원은 '이것'을 기준으로 본다"
박중광 변호사 "범행 횟수와 피해자의 수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복불복'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불법촬영 처벌. 보이지는 않지만, 법원이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다리 등 뒷모습을 2차례 촬영한 A씨 ▶️벌금 500만원
버스 정류장에서 여성 상의 속 가슴 부위를 1회 촬영한 B씨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실제 법원 선고 결과다. A씨와 B씨 모두 범행 횟수도 비슷하고, 둘 다 동종 전과도 없다. 그런데 한 명은 벌금형이고, 다른 한 명은 징역형이다. 그간 이런 사례들은 "불법촬영 범죄자들이 받는 처벌은 복불복"이라는 평가를 받는 근거가 돼왔다.
하지만 PH 법률사무소의 박중광 변호사는 "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불법촬영범죄는 처벌에 있어서 양적인 측면(범행 횟수⋅피해자의 수)보다 중요한 게 있다"며 기준을 밝혔다.
① 무죄인 경우
우리 법은 성폭력 특례법(제 14조)에서 불법촬영범죄를 처벌하고 있다. 이 법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한다.
이때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여성의 발목과 발을 찍은 사진, 옷을 입은 여성의 뒷모습 전체를 찍은 경우는 무죄가 선고됐다.
② 벌금형인 경우
가해자가 촬영한 신체 부위가 엉덩이, 허벅지, 치마 속 등이라면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사진만으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면 처벌 수위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쳤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현장에서 붙잡았다고 하더라도, 사진 자체로 피해자를 객관적으로 특정할 수 없다면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모르는 여성의 다리를 찍어 벌금형을 받은 A씨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③ 징역형이 가능한 경우
여전히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지만 불법촬영 수위가 높아지면, 형량도 올라간다. 예를 들면 피해자의 알몸이나 가슴 등을 직접적으로 찍은 경우엔 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가슴 부위를 촬영한 B씨가 여기에 해당했다. 버스정류장에서 피해자가 상체를 숙이자, 그 앞에서 여성의 상의 속 가슴 부위를 촬영한 사건이었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이 불리했지만 집행유예가 나왔다.
④ 징역형이 유력한 경우
징역형이 유력한 경우는 사진에 얼굴이 나오는 등 '❶피해자가 특정된 경우'다. 사진만 보더라도, 피해자가 누구인지 주변 사람들도 충분히 알 수 있다면 처벌 수위는 가파르게 올라간다.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박 변호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연인 사이였던 경우가 많고, 피해 정도도 심각한 경우"라며 "이런 사진에서 피해자는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느끼게 되므로 당연히 처벌 수위도 높아진다"고 했다.
⑤ 징역형이 확실한 경우
'❶피해자가 특정'되었을 뿐 아니라, '❷유포'까지 한 경우는 실형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8년 5월에 있었던 '홍대 누드모델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피해자의 얼굴 및 성기 등 알몸이 노출된 사진을 찍었고, 여기에 특정 온라인 사이트에 유포까지 했다. 1심과 2심 모두 결과는 징역 10개월 실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