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에 스쿱으로 뜬 감자샐러드 올린 게 영업비밀?…법원 "독특한 조리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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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에 스쿱으로 뜬 감자샐러드 올린 게 영업비밀?…법원 "독특한 조리법 아냐"

2026. 08. 13 17:0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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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사, 상호 바꾼 전 가맹점주 상대 손배소 '패소'

법원 "독자적 성과 보기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매콤한 떡볶이 위에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동그랗게 뜬 부드러운 감자샐러드를 얹어 먹는 메뉴.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이 조합은 소비자들에게 꽤 인기가 높다.


그런데 특정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건 우리만의 고유한 영업비밀이자 아이디어"라며 이를 따라 한 전 가맹점주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낸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의 결론은 명확했다. 감자샐러드를 둥글게 퍼서 떡볶이와 함께 내는 것 정도는 특정 업체의 법적 보호를 받는 영업비밀이나 부정경쟁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맹계약 끝나자 상호 바꾸고 '감자샐러드 떡볶이' 계속 판 점주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2014년부터 떡볶이 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해 온 원고(본사)는 2017년 11월, 피고 B씨와 가맹계약을 맺었다.


B씨는 부산에서 약 2년간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다가, 2019년 11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간판을 바꿔 달았다. 장소도 그대로였고, 떡볶이를 파는 것도 같았다.


문제는 메뉴의 구성이었다. B씨는 독립한 후에도 매일 직접 뽑은 가래떡으로 떡볶이를 만들었고, 스쿱으로 뜬 감자샐러드를 떡볶이와 함께 제공했다. 납작한 비빔만두 등도 계속 팔았다.


이를 본 본사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본사는 "우리가 8일 동안 숙성시킨 특제 소스 조리법은 물론, 스쿱으로 뜬 감자샐러드를 곁들이는 독특한 메뉴 구성, 그리고 매장 실내장식까지 피고가 그대로 베껴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사의 무기 '가맹계약서'… "위약벌 포함해 배상하라"


본사 측은 소송 과정에서 과거 B씨와 맺었던 가맹계약서를 강력한 무기로 내세웠다.


실제 제출된 증거 파일을 살펴보면, 양측이 체결한 계약서 제37조 제6항에는 "계약 종료 이후에도 계속하여 원고의 영업표지, 조리매뉴얼 등을 사용할 경우 무단 지적재산권 사용 행위에 해당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제38조 제1항 역시 영업비밀 누설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나아가 제39조(손해배상) 조항을 보면, 계약종료 후 조치 의무를 어길 시 1일당 50만 원, 비밀유지 의무 위반 시 3,000만 원의 위약벌을 물도록 촘촘하게 규정되어 있다.


본사는 이를 근거로 "계약 위반 및 부정경쟁행위로 인해 적어도 2억 7,400만 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우선 그 일부인 5,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재판부 "원고만의 독특한 조리법입니까?"


하지만 법정의 잣대는 냉정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2민사부(재판장 김성훈)는 본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점주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본사가 자랑하던 독창적 아이디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축했다.


> "피고가 매일 직접 뽑은 떡을 사용하여 떡볶이를 만들고, 이를 스쿱으로 뜬 감자샐러드와 함께 제공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직접 뽑은 떡으로 떡볶이를 만들거나 떡볶이를 감자샐러드와 함께 제공하는 것이 원고만의 독특한 조리법 내지는 메뉴 구성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즉, 매장에서 떡을 직접 뽑거나 사이드 메뉴인 감자샐러드를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예쁘게 퍼서 올리는 플레이팅 정도는 외식업계에서 누구나 생각하고 시도할 수 있는 범용적인 아이디어라는 뜻이다.


재판부는 B씨의 행위가 본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또한, 본사의 비법인 8일 숙성 특제 소스나 실내 장식을 B씨가 훔쳐서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 역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상당한 투자나 노력의 성과 아냐" 부정경쟁행위도 기각


본사 측은 가맹계약 위반 외에도 "피고의 행위는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 표지를 도용하거나, 우리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한 부정경쟁행위"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본사의 떡볶이 형태나 실내장식이 국내 수요자들 사이에서 널리 인식될 정도로 유명하다고 보기 어렵고, 해당 메뉴 구성이 보호받아야 할 만큼 원고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라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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