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이해하지만⋯카페에서 라면 파는 '꼼수' 잘못 썼다간 영업정지에 벌금 300만원
마음은 이해하지만⋯카페에서 라면 파는 '꼼수' 잘못 썼다간 영업정지에 벌금 300만원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부자연스러운 사진 한 장⋯카페에서 컵라면을 판다?
매장 내 손님들 앉을 수 있게 하는 '꼼수'로 알려졌는데
직접 확인해 보니 영업신고 형태 따라 운명 갈려⋯함부로 따라 했다간 큰일

카페에서 컵라면을 팔면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안심하고 따라 해도 되는 묘수일까, 아니면 불법성이 다분한 꼼수일까? 로톡뉴스가 직접 알아봤다. 해당 이미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을 재구성.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서울에서 동네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한 달째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된 뒤 손님들이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면서다.
오직 테이크아웃과 배달로만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 A씨는 궁리 끝에 '손님이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묘안'을 생각해냈다. 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방법이었다.
A씨 매장은 이미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신고가 돼 있었다. 그렇다면 커피 음료 외에도 음식을 함께 팔면 '식당'과 다를 바 없으니, 음식점처럼 매장 내에서 커피 마시는 것도 가능한 것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A씨는 카페 안에서 '컵라면'을 팔기로 결정했다.
커피 원두와 디저트가 올려져 있던 자리는 컵라면이 차지했다. 손님에게는 음료를 주문할 때 500원짜리 컵라면도 함께 시키면 자리에 앉아서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하기로 했다.
이러한 A씨의 방법은 다른 카페 업주들도 안심하고 따라 해도 되는 묘수일까, 아니면 불법성이 다분한 꼼수일까? 로톡뉴스가 서울시 시민건강국 식품정책과 관계자에게 직접 확인해본 결과 함부로 따라 해서는 안 될 방법이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은 단순하다.
"음식점은 매장 내 식사가 가능하지만, 카페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음식점과 카페 중간쯤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 '디저트 카페'는 어디에 속할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식당"이라고 주장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다음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 '음식점'이라고 판단한다.
①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을 것.
② 메뉴의 상당수가 음식으로 이뤄져 있을 것.
보통 카페들은 영업 신고를 할 때,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한다. 그편이 여러모로 간편하기 때문이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려면 주방이 있어야 하는 등의 요건을 구비해야 하지만, 휴게음식점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한 카페 사장님들은 본인의 가게가 어떤 업종으로 등록돼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한 카페는 애당초 A씨가 고안한 '꼼수'를 활용할 수 없다.
업종만 일반음식점이라고 모든 문제가 조건이 충족된 건 아니다. 형식적 요건 말고도 '실질적 요건'을 추가로 요구하는 지자체가 많다.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카페의 경우에 총매출액 또는 메뉴의 80%가 식사류일 때만 '매장에서 식사가 가능한 카페'로 판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22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체 메뉴 가운데 80% 이상이 식사류여야, 매장 안에서 취식이 가능한 업장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기준을 충족해야 '실제로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라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방역 취지는 최소한의 식사만을 허용하고, 그 외 사적인 모임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매일 현장 점검을 통해 변칙 운영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A씨 사례에서처럼 컵라면을 500원에 놓고 판매하는 경우는 '매장 안에서 취식이 가능한 업장'으로 판단될 수 있을까?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아니다.
500원짜리 컵라면을 팔아서 A씨 가게 매출의 80%를 충족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도 그렇지만, 컵라면 자체를 '음식'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컵라면은 식품위생법상 식품접객업으로 업종을 신고하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는 '부식'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컵라면을 커피 등 메뉴와 곁들여 팔며 매장 취식을 권할 경우,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셈이 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식당이나 카페를 9대 중점관리시설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중점관리시설에서 방역지침을 위반할 경우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가 적용된다. 이는 한 번만 지침을 어겨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부과하는 제도다.
보통은 첫 위반은 구두 경고를 하고 추가로 어겼을 때 행정명령을 발동하는데, 첫 위반부터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행정명령으로 '집합금지'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의 영업정지다.
형사처벌도 뒤따를 수 있다. '매장 안에서 취식이 가능한 업장'이 아닌데도, 가게에서 음식을 먹고 가도록 한 업주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80조)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