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0원 '반반족발세트' 폐기 찍고 먹었다가 고소당한 편의점 알바생…결말은?
5900원 '반반족발세트' 폐기 찍고 먹었다가 고소당한 편의점 알바생…결말은?
점주 "판매시간 남았는데도 일부러 폐기처리하고 꺼내먹었다"며 고소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알바생
법원 "폐기시간 착각…횡령 고의 보이지 않아" 무죄 선고

폐기시간을 착각해 판매 중인 상품을 폐기처리하고 취식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GS25 페이스북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A씨. 그가 편의점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점주는 "A씨가 5900원짜리 '반반족발세트'를 일부러 폐기처리하고 꺼내먹었다"며 A씨를 횡령죄로 처벌해달라고 했다.
불과 근무 6일 차에 있었던 사건. 과연 A씨에겐 유죄가 선고됐을까.
당시 40대 여성 A씨가 판매시간이 남았는데도, 반반족발세트를 폐기처리하고 취식한 것 자체는 맞았다.
해당 편의점의 상품별 폐기시간은 '도시락'이 저녁 7시 30분, '냉장식품'이 밤 11시 30분이었다. 반반족발세트는 냉장식품으로 분류돼 밤 11시 30분에 폐기해야 했다. 그런데 CC(폐쇄회로)TV에 따르면 A씨는 저녁 7시 40분쯤 반반족발세트를 폐기처리하고 먹었다.

이러한 사실관계가 인정되면서 결국 A씨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쟁점은 A씨가 '일부러 횡령을 하려고 했는지(고의)' 여부였다. 횡령죄는 고의성이 입증돼야만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강영재 판사는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단순히 폐기시간을 착각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는 취지였다. 근거는 총 세 가지였다.
먼저, ①해당 반반족발세트의 포장 상태는 '편의점 도시락'과 유사한 모양이었다. 고기⋅채소 등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돼 있었다. 이에 강 판사는 "꼭 쌀밥이 있어야만 도시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A씨가 반반족발세트의 품목을 도시락으로 생각하고 폐기시간을 착각했을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②점주가 사전에 도시락⋅냉장상품의 의미와 종류에 대해 상세히 미리 교육한 증거가 없던 것도 근거였다. 강 판사는 불과 아르바이트 6일 차였던 A씨가 미리 '반발족발세트'가 냉장식품이라는 것을 교육받지 않았다면, 역시 도시락으로 착각했을 수 있다고 봤다.
③A씨가 해당 편의점에서 5일 동안 최소 15만원 이상의 사비를 들여 상품을 구입한 것 역시 무죄 근거였다. 강 판사는 만약 A씨가 반발족발세트를 취식하고 싶었다면, 횡령을 할 게 아니라 본인 돈으로 구매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서 봤을 때 강 판사는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A씨가 폐기대상으로 착각해 먹은 것으로 보일 뿐,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