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집을 나갔습니다, 수억 원의 대출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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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집을 나갔습니다, 수억 원의 대출금과 함께”

2025. 09. 19 20:3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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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중엔 '명의자 책임', 이혼 땐 '공동 채무'

법의 엇갈린 저울 앞에 선 한 가장의 이야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년간 외벌이로 가정을 지켜온 남편에게 아내가 별거를 선언하며 수억 원의 집 대출금을 남겼다.


결혼 10년 차, 외벌이로 두 아이를 키워온 A씨의 세상이 무너진 것은 아내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성격 차이를 이유로 더는 함께 살 수 없다며 집을 나가겠다는 아내.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A씨의 호소에도 아내의 결심은 단호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아내는 9세, 4세 두 자녀의 양육비는 일부 분담하겠다고 했지만, A씨 단독 명의로 된 수억 원의 주택담보대출과 생활비 대출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10년간 가족을 위해 짊어진 빚의 무게가 고스란히 A씨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한 순간이다.


별거는 남남 아닌 동거인? 대출금은 오롯이 명의자 몫

법적으로 별거는 이혼이 아니다. 혼인 관계가 유지되는 만큼, 금융기관과의 채무 계약 역시 그대로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 아내에게 대출금 상환을 법적으로 강제할 길은 현재로선 없다.


법조계는 '별거' 상태에서는 채무 명의자의 책임 원칙이 우선한다고 입을 모은다. 추은혜 변호사(법률사무소 더든든)는 "별거는 법적 지위 변화가 없어 기존 채무 관계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대출 명의자인 A씨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법적 의무"라고 설명한다. 만약 A씨가 대출금을 연체하면 신용불량의 멍에는 오롯이 A씨 혼자 짊어지게 된다.


아내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이혼 법정에선 뒤집힌다…'가족 위한 빚'은 공동 책임

하지만 이혼 절차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법원은 재산분할 시, 부부가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생활비를 충당하려 빌린 돈을 '부부 공동채무'로 본다. A씨의 주택담보대출과 생활비 대출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종윤 변호사(법무법인 한설)는 "주택담보대출은 부부 공동생활 유지를 위해 발생한 부채"라며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형성한 공동채무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즉, A씨가 별거 중 홀로 갚아나간 대출금은 이혼 시 그의 '기여도'를 높이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A씨가 아내에게 줘야 할 재산을 줄여주거나, 반대로 아내가 A씨에게 갚아야 할 몫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


양육비 60대 40 제안,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내가 제안한 '60대 40' 양육비 분담안 역시 다시 따져봐야 한다. 양육비는 부모 쌍방의 소득뿐 아니라 재산, 그리고 부채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10년간 외벌이로 가정을 부양했고, 현재도 거액의 대출 원리금을 홀로 감당하는 A씨의 사정은 양육비 산정 시 반드시 참작되어야 할 요소다. 이종윤 변호사는 "A씨가 부담하는 대출 상환액은 그의 실질적인 부담 능력을 판단할 때 고려된다"며 "이는 양육비 산정 시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내가 별거 후 경제활동을 시작해 소득이 발생한다면, 이 또한 분담 비율을 조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결국 A씨는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회색지대'에 놓인 셈이다.


별거 중에는 대출금을 홀로 갚아야 하는 현실적 고통을 겪지만, 이혼 시에는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을 길이 열린다. 법률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최선의 해법은 별거 전, 양육비와 대출금 분담에 대한 명확한 '서면 합의'를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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