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 우수수 징계받은 '탈북민 월북 사건', 책임자들 처벌 받을까? 변호사와 예상해봤더니⋯
별들 우수수 징계받은 '탈북민 월북 사건', 책임자들 처벌 받을까? 변호사와 예상해봤더니⋯
3년 전 정착한 탈북민, 강화도 통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
7차례나 감시장비에 포착됐지만, 북한 발표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
허점 드러난 군 감시망⋯책임자들, '직무유기'로 처벌될까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이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사진은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보이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오른쪽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의 모습. /연합뉴스⋅유튜브 캡처
대한민국 서북도 방어를 책임지는 해병2사단장(해병 소장)이 31일 보직 해임됐다. 우리나라에 정착한 탈북민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해병대 사령관(해병 중장)과 수도군단장(육군 중장)도 엄중 경고를 받았다. 월북 사건으로 '별들'이 줄줄이 문책당한 것이다.
군 최고위급 장성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으면서 이들 아래의 장교와 부사관, 병사들 역시 '내부 징계'를 넘어서는 형사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관련자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는 엄포는 이런 예상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군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이번 사건으로 누군가가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한국 정착 3년 만에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김모(24)씨. 우리 지역을 벗어나 북한 땅에 도착할 때까지 모두 7차례나 감시 장비에 포착됐던 거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김씨는 18일 오전 2시 18분쯤 택시를 타고 강화도에 위치한 연미정 인근에 하차했다. 당시 200m 거리에 있던 민통선 초소 근무자가 새벽 시간 택시 불빛을 보고도 이를 확인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은 김씨는 2시 34분쯤 연미정 인근 배수로로 이동해 2시 46분쯤 한강으로 입수했다.
이후 조류를 이용해 북한 지역으로 향하기 시작한 김 씨는 오전 4시쯤 북한 지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 씨가 연미정 소초 인근에서 한강에 입수 후 북한 땅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감시망에 모두 7차례 포착했다. 근⋅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 등이었다. 군 관계자는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은 사실이지만, 식별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우리 군의 경계 실패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진다. 지난해에 북한 주민 4명이 강원도 삼척항까지 유유히 들어온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 사건도 있었고, 지난 3월에는 제주 해군기지가 민간인들에게 뚫렸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난 2015년엔 민간인이 운전하는 BMW 차량이 포항의 해병대에 무단으로 침입한 사건도 있었다.
그때마다 매번 군은 관련 책임자를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었다. 이번에도 합참은 "엄청 대응"을 공언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형사처벌 대신 내부 징계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헌병대 수사과 출신인 법무법인 갑을의 옥민석 변호사는 "군형법 제 24조에 직무유기죄가 있긴 하지만 이런 형태의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대응조치 미흡으로 부당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죄가 성립하려면 "'①지휘관으로서 직무를 버린다는 주관적인 인식'과 '②직무를 유기하는 객관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월북하는 사람을 감시망으로 잡아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 두 가지가 인정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