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몰고 온 전국 법원의 '벌금 감액'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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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몰고 온 전국 법원의 '벌금 감액' 바람

2020. 05. 28 16:43 작성2020. 06. 09 19:27 수정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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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 252건⋯5년 새 최고

코로나19로 경기침체 장기화⋯문 닫는 기업이 많다는 사실 통계로 확인

법원도 '코로나19 사태' 양형 사유에 반영⋯판결문 5건 전수조사

인천과 경기 부천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8일 인천 계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온 시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법원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사정을 고려해 벌금을 감액하는 판결을 연달아 선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발표된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252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가 실제 통계로도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법원도 판결에서 '코로나 사태'를 참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서부터 대구지법에 이르기까지 여러 재판부가 양형 이유에 '코로나 사태' '코로나19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벌금을 대폭 깎아줬다. 피고인의 경제 상황을 감안해서 판결하는 경우는 있어도 특정 '사건'을 콕 집어서 감형 사유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북부지법 관계자는 28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재판부가 양형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를 재판부에서 고려하더라도 판결문에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명시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더 많은 재판부가 코로나 사태를 참작하고 있다는 취지다.


'코로나19'로 영업 중단한 음주운전자, 벌금액 법정 최하한 500만원 선고

지난달 8일 대구지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111%로 500m 구간을 운전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500만원은 해당 범죄에서 선고할 수 있는 벌금 최저액이다.


재판을 맡은 형사3단독 김형태 판사는 판결문에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취소 수준을 넘었지만, 초범에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중단해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해 벌금액을 법정 최하한으로 감액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16일 서울북부지법도 지난해 10월 면허취소 수준을 훌쩍 넘은 혈중알코올농도 0.198%의 상태로 운전을 한 운전자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알코올 농도가 매우 높았고, 피고인이 지난 2017년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매우 낮은 선고량이었다.


형사10단독 정수경 판사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매우 높으나,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로 수입이 감소한 점 등을 감안한다"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점심시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6일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면서 제시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평균 신규 확진자 50명(미만)' 기준을 최근 상회하면서 현행 방역체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점심시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6일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 체계로 전환하면서 제시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 평균 신규 확진자 50명(미만)' 기준을 최근 확진자 수가 상회하면서 현행 방역 체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래 연습장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업주에 벌금 200만원

노래 연습장에서 술을 판매하고, 접대부를 알선한 업주에 대해서도 법원은 '코로나 사태'를 참작했다.


지난달 21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손님 4명에게 맥주 6병, 소주 1병, 안주 등을 팔고 도우미를 불러달라는 요청에 접대부를 불러 합석하게 한 노래 연습장 업주에게 벌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형사9단독 전우석 판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노래 연습장을 사실상 운영하지 못해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교차로'서 자전거 친 운전자도 "코로나로 실직했다"며 벌금 80만원

서울중앙지법은 4월 8일 어린이 버스 운전자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어린이 버스 운전자는 적색 점멸 신호등이 있던 교차로에서 일시 정지 없이 운행해 자전거를 타고 있던 피해자와 추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형사10단독 변민선 판사는 "코로나 사태로 실직하게 된 점을 참작해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지난 21일 서울북부지법은 직원에게 퇴직금을 주지 못한 미용실 업주의 벌금을 감액했다. 미용실 업주는 2015년부터 3년 7개월가량 일한 직원 2명에게 퇴직금 1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기소됐다.


형사9단독 이미경 판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점 등을 고려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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