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자전거 연달아 훔친 도둑⋯그의 황당한 범행 수법
서울 한복판에서 자전거 연달아 훔친 도둑⋯그의 황당한 범행 수법
자전거 잠금장치 부수는 대신, 일일이 비밀번호 풀어서 훔쳐간 도둑
너무 당당해서 오히려 의심 피했다

아무리 이중삼중으로 잠금장치를 해놔도 노력을 비웃듯 쉽게 털어가는 자전거 도둑들의 범행 수법. 그런데 뜻밖의 방법으로 자전거를 훔친 사례를 발견했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전거 주인은 튼튼하고 안전한 잠금장치로 자전거를 동여맨다. 자전거를 함부로 분해할 수 없게, 각 부품마다 이중삼중으로 자물쇠를 걸기도 한다.
하지만 자전거 도둑은 이런 주인의 노력을 비웃듯 쉽게 털어가기도 한다. 자전거 절도에는 주로 니퍼나 쇠톱 같이 어떤 철제라도 쉬이 자를 수 있는 공구가 활용된다. 단, 이런 방식은 아무래도 주위의 시선을 피해 밤에 이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2년 치 자전거 절도 사건 185개 판결문을 분석하던 중, 뜻밖의 방법으로 자전거를 훔친 사례를 발견했다.
지난 6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은 A씨의 사건이 그랬다.
그는 서울 용산역 부근 자전거 보관소에서만 두 달 사이 자전거 7대, 약 300만원어치를 훔쳤다. 그는 야간이나 새벽에 범행을 저지른 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한낮에, 늦어야 오후 7시쯤 이처럼 대범한 범행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자전거 절도를 이어갈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대놓고 범행을 한 것이다. 그의 범행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 저 사람 비밀번호 잊어버렸나 봐."
그의 범행 수법은, 비밀번호가 '맞을 때까지' 자물쇠를 돌려서 풀어내는 것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에겐 잃어버린 비밀번호를 찾으려는 사람처럼 보였을 터.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 그의 범행은 결국 2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A씨. 이 사건을 맡았던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지상목 판사는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실직 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른 점이 참작해 주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