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하지 마" 애원에도 폭행…전 국민 공분 산 '용인 학폭', 가해자들 형량 따져보니
"제발 하지 마" 애원에도 폭행…전 국민 공분 산 '용인 학폭', 가해자들 형량 따져보니
주 가해자는 폭행·상해죄
웃으며 촬영한 학생도 '방조범' 처벌 못 피한다

경기도 용인시 한 학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학교폭력 영상. /X 캡처
"제발 하지 말아달라"는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무차별 가격하는 가해자. 그리고 그 옆에서 낄낄거리며 폭행 장면을 촬영하는 학생들.
최근 온라인을 강타한 '용인 학폭' 영상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 학생이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강하게 부딪치는 장면은 단순한 학교폭력을 넘어 살인미수라는 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가해 학생은 물론, 옆에서 웃으며 영상을 찍은 학생들까지 모두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법적 책임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주 가해자, 폭행죄·상해죄... 2명 이상이면 가중처벌
먼저 주 가해 학생의 혐의는 명백하다. 피해 학생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바닥에 쓰러뜨리고 머리를 부딪히게 한 행위는 형법상 폭행죄에 해당한다.
만약 피해 학생이 다쳤다면 상해죄가 적용된다.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더욱이 가해 학생이 혼자가 아니라 2명 이상이 공동으로 폭행했다면 처벌은 더욱 무거워진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법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웃으며 촬영한 학생들, 방조범 넘어 교사범 될 수도
그렇다면 옆에서 웃으며 영상을 찍은 학생들은 어떨까. 단순히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지만, 상황에 따라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를 종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방조범이 되려면 정범의 범죄를 돕는다는 인식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웃으며 촬영하고 조롱하는 듯한 음성을 낸 행위는 단순 방관을 넘어 폭행을 심리적으로 고무하고 격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폭행죄 또는 상해죄의 방조범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는 감경된 형을 받지만, 결코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촬영 학생들이 사전에 폭행을 부추기거나, 현장에서 "더 때려라"고 외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방조범을 넘어 '교사범'이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사범은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는다.
반면, 단순히 현장에 있었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학생들은 형법상 처벌하기 어렵다. 다만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 차원의 징계나 교육적 조치는 가능하다.
영상 유포자, '비방 목적' 없으면 명예훼손 처벌 어려워
영상을 유포한 행위 자체는 어떨까. 학폭 고발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있더라도 피해 학생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한다. 법원은 "사실을 적시함에 있어 그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경우에는 비방할 목적이 부정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유포자가 가해자를 고발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공익적 목적으로 영상을 올렸다면 처벌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피해 학생의 신상이 노출되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다. 전문가들은 "공익적 목적이라도 피해자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 등 최소한의 조치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I 영상 아니냐" 의혹도
일각에서는 영상 진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용인의 한 맘카페에서는 "AI로 만들어진 영상이라는 말이 있다"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피해자가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는 댓글이 공유되면서 실제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아직 경찰의 공식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