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후 사라진 필리핀 아내…"비자 연장 때만 연락 와" 절망한 남편
혼인신고 후 사라진 필리핀 아내…"비자 연장 때만 연락 와" 절망한 남편
변호사 "악의의 유기로 이혼 사유 충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A씨(45)는 7년 전 회사 인턴으로 일하던 필리핀 출신 여성과 운명적 만남을 가졌다고 믿었다. 상대방이 먼저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했고, 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혼인신고와 결혼비자 발급이 끝나자마자 아내는 "고국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갔고, 그것이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비자 갱신 때만 나타나는 유령 같은 아내
A씨의 아내는 한국에 재입국했지만 집으로는 돌아오지 않았다. 수십, 수백 번의 전화와 문자는 모두 무응답이었고, 현재 거주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단 한 번, 결혼이민비자(F-6) 연장 시기에만 연락이 왔다. 필요한 서류만 요구하고는 다시 연락을 끊어버렸다.
A씨는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주변에서는 "바보 같이 뭘 기대하느냐"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조언했지만, 7년간 이어진 일방적 기다림은 쉽게 포기되지 않았다.
사기결혼 추정…공시송달로 이혼 가능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재현 변호사는 "혼인비자 발급을 위한 사기결혼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이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핵심은 '공시송달' 제도 활용이다.
공시송달은 상대방 소재를 알 수 없어 일반적인 송달이 불가능할 때, 법원 게시판에 2주간 소장을 게시한 후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다만 법원은 단순히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는 공시송달을 허용하지 않는다. 등기우편 발송 기록, 가출신고, 친정 연락 시도 등 상대방을 찾기 위한 구체적 노력을 입증해야 한다.
국적 달라도 한국법 적용…"악의의 유기" 해당
국제결혼 이혼 시에는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가 관건이다. 국제사법 제66조 단서에 따르면,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민이면 상대방이 외국인이어도 한국법이 적용된다. A씨의 경우 이 조건을 만족한다.
이재현 변호사는 "아내가 귀국 후 집에 들어오지 않고 배우자 역할을 하지 않은 점, 비자 갱신 시기에만 연락해온 점 등이 '악의의 유기'에 해당한다"며 "재판상 이혼 사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혼 성립 시 외국인 배우자는 추방 위기
결혼이민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본인 귀책사유로 이혼할 경우 체류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A씨 사례에서는 아내에게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이혼 성립 시 비자 자격이 소멸되고 출국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