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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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 아니다"

2019. 08. 22 16:44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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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포인트는 복지제도, 임금 상승을 위한 것 아냐

20여건 복지포인트 소송에 줄줄이 영향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에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연합뉴스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에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공무원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법정은 개정 전부터 취재진과 시민들 수십 명으로 북적였다. 재판장이 시작을 알리자 서울의료원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들도 방청석에 앉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2일 서울의료원 노동자 548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산정한 법정수당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얽힌 쟁점 중 크게 ‘선택적 복지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점과 ‘근로 제공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점 두 가지를 짚었다.


재판부는 “복지포인트는 근로복지기본법 상 선택적 복지제도를 전제로 한다”며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보전을 위해 시작된 제도가 아니다”고 했다. “근로자의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기업복지체계”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어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보기에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복지포인트는 여행, 문화생활, 자기계발 등으로 사용 용도가 제한되고, 1년 내로 소멸해 양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관계 당사자의 인식 역시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중요한 이유

통상임금이 중요한 이유는 퇴직금과 연장·야간·휴일가산수당 등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넓어지면 각종 수당 금액도 커진다. 법은 위의 수당에 대해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라고 정하고 있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줄곧 분쟁의 대상이 된 이유다.


서울의료원은 2008년부터 직원들에게 온라인이나 가맹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근속연수에 따라 지급했다. 그러나 통상임금에는 포함시키지 않은 채 각종 법정수당을 지급했다. 이에 서울의료원 노동자들은 “복지포인트는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 임금”이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모두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모든 직원에게 균등히 일정 복지포인트를 배정했고, 직원들은 포인트로 자유롭게 물건 등을 구입했다”며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봤다. 2심도 “임금은 모두 근로의 대가이므로 명목상 복리후생적 금품이라도 현실적인 근로제공의 대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하급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복지포인트는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향후 동일한 쟁점에 대한 해석 지침 될 전망

지난 2013년에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통상임금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했다. 대법원은 통상임금을 “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의 요건을 갖추면 그 명칭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법인 현재의 조석근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의 판단은 공무원 복지포인트가 위의 요건들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라며 “사업주나 근로자의 인식 역시 근로의 대가가 아닌 시혜적인 성격에 가깝다고 본 듯하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관련한 유사 소송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대법원에서 계류 중인 사건은 2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안을 놓고 1·2심 판단이 엇갈리는 일도 있었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 태일의 최재윤 변호사는 “엇갈리던 하급심의 판단에 대해 대법원이 기준을 확립한 것”이라며 “누락된 복지포인트에 상응하는 수준의 수당 지급을 기대했던 노동자들로서는 향후 이를 인정하는 판결을 받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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