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공으로 찼다" 임민혁의 8년 묵힌 폭로, 노상래 대행 법적 심판은 불가능하다
"배를 공으로 찼다" 임민혁의 8년 묵힌 폭로, 노상래 대행 법적 심판은 불가능하다
전직 K리거 임민혁, 노상래 감독 대행 과거 폭행 주장
명예훼손 vs 공익제보, 공소시효 쟁점 분석

전직 K리거 임민혁 선수가 최근 울산 HD에 부임한 노상래 감독 대행이 과거 선수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임민혁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손발이 덜덜 떨리고, 하던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8년 전 그라운드의 기억은 전직 K리거 임민혁 선수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울산 HD의 감독 대행으로 노상래 감독이 선임됐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오랜 시간 묻어뒀던 이야기를 SNS를 통해 세상에 꺼냈다. "연습경기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선수의 배를 향해 공을 수차례 찼다"는 충격적인 폭로였다.
이 한 편의 글은 스포츠계의 어두운 단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두 가지 중요한 법적 질문을 던진다. SNS를 통한 폭로는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으며, 수년이 흐른 과거의 폭력은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SNS 폭로, 정의로운 고발인가 명예훼손인가
SNS 폭로는 진실을 밝히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만약 노상래 감독 대행 측이 임민혁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법적 다툼은 피할 수 없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온라인에 글을 게시했을 때 성립한다. 노 감독 측은 이 부분을 문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임민혁에게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강력한 방패가 있다. 우리 법원은 폭로한 사실이 진실이고,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으로 처벌하지 않는다(형법 제310조).
그렇다면 이번 폭로는 공공의 이익에 해당할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먼저, 스포츠계 폭력은 중대한 사회 문제다. 대법원은 국가·사회뿐 아니라 특정 집단 전체의 관심사도 공공의 이익에 포함한다고 본다. 스포츠계의 폭력 근절은 국민적 관심사다.
또한 임민혁은 글의 마지막에 "폭력도, 폭언도 없는 체육계의 변화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명시하며 공익적 목적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주된 것이라면, 개인적인 감정이 일부 섞여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임민혁이 "복수까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점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물론 이는 폭로 내용이 진실이라는 전제하에 성립한다. 만약 "배를 공으로 찼다"는 등의 핵심 내용이 허위로 밝혀진다면, 임민혁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무거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8년의 세월⋯'공소시효'라는 벽에 막힌 법적 책임
설령 임민혁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 해도, 노상래 감독 대행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소시효'라는 넘을 수 없는 벽 때문이다. 공소시효란 범죄가 발생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가가 처벌할 수 없게 되는 제도다.
폭행죄 공소시효는 5년
임민혁이 주장한 폭행은 2017년에 발생했다. 폭행죄의 공소시효는 5년이므로, 2022년에 이미 처벌할 수 있는 시한이 끝났다.
민사 소송도 어려워
폭행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적용돼, 이미 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형사 처벌도 민사 배상도 법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대한체육회 등 관련 단체의 자체적인 징계는 가능할 수 있다.
법정에서의 심판은 불가능해졌지만, SNS를 통해 시작된 사회적 심판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한 선수의 용기 있는 고백이 체육계의 오랜 관행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