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행’ 태일, 징역 3년6개월 불복…대법원서 뒤집기 힘든 이유
‘집단 성폭행’ 태일, 징역 3년6개월 불복…대법원서 뒤집기 힘든 이유
대법원 상고했지만 '10년의 벽'에 부딪힐 듯

특수준강간 혐의로 구속된 그룹 NCT 출신 태일이 항소심 결과에 불복했다. /연합뉴스
그룹 NCT 출신 태일(31·문태일)이 2심에서도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까지 마쳤음에도,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그는 왜 감형받지 못했을까.
태일 등 3명은 지난해 6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성을 3명이 합동하여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들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만능 열쇠'는 아니었던 이유
항소심 재판부는 왜 태일 측의 항소를 기각했을까. 재판부는 판결 이유를 밝히며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사정들을 먼저 언급했다.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모두 초범인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이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사유들은 감형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는 유리한 조건들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범행 자체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의미다.
법적으로도 항소심의 판단은 이례적이지 않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항소심은 1심의 양형이 재판관의 재량을 벗어난 수준이 아니라면 그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피해자와의 합의라는 새로운 사정이 생겼지만, 이것만으로 1심의 형량이 '비합리적'이라고 뒤집기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오히려 징역 3년 6개월이라는 형량은 이미 상당한 감경이 이루어진 결과다. 태일에게 적용된 특수준강간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은 징역 5년에서 8년 사이다. 법정형의 최저선인 7년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형량이 선고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선처로 해석될 수 있다.
특수준강간, 죄가 더 무거워지는 2가지 조건
이번 사건에서 적용된 '특수준강간'은 일반 성범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되는 중범죄다. 이는 두 가지 개념이 합쳐진 것이다.
- 준강간: 피해자가 술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이나 저항이 불가능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해 성폭행하는 범죄를 말한다.
- 특수: 범행 방식에 특별한 위험성이 더해졌을 때 붙는다. ①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지니고 있거나, ②2명 이상이 합동하여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다.
태일의 경우, 공범 2명과 함께 총 3명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2명 이상 합동' 요건이 충족되어 특수준강간 혐의가 적용됐다. 이처럼 여러 명이 한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보아 법정형을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대폭 상향한 것이다.
대법원 문턱 넘기 어려운 이유
태일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대법원은 법률심으로, 사실관계나 양형이 적정한지를 다시 따지는 곳이 아니라 원심 판결에 법리적 오류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형이 너무 무겁다'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는 법적으로 제한된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에 대해서만 양형부당을 상고 이유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태일에게 선고된 형량은 징역 3년 6개월로 '10년의 벽'을 넘지 못한다. 따라서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은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다른 법리적 오류를 주장하지 않는 한, 상고가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 징역 3년 6개월의 형은 그대로 확정된다. 태일은 남은 형기를 복역해야 하며,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의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이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