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한 장 '5만원'에 팔아도, 법적으로 문제없는 이유
마스크 한 장 '5만원'에 팔아도, 법적으로 문제없는 이유
대전 유성구의 한 약국⋯대부분의 의약품 '개당 5만원'에 판매
변호사들 "약사 A씨의 행동에 법적 문제 있다고 보기 어렵다"

두통약부터 박카스 한 병, 마스크 한 장까지 모든 게 '개당 5만원'이었다. 뒤늦게 결제금액을 보고 놀란 손님들이 환불을 요구했지만 약국은 환불을 거절했다. 제품에 붙여둔 판매가격대로 돈을 받았을 뿐이니 "불법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두통약부터 박카스 한 병, 마스크 한 장까지 모든 게 '개당 5만원'이었다. 뒤늦게 결제금액을 보고 놀란 손님들이 환불을 요구했지만, 약국은 환불을 거절했다. 약사 A씨는 '환불안내서'를 내밀며 "내용을 적어서 법원에 제출하라"고 했다.
제품에 붙여둔 판매가격대로 돈을 받았을 뿐이니 "불법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다. 로톡뉴스는 다수의 변호사들과 약사 A씨의 행동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검토했다. 그 결과 변호사들의 의견은 이렇게 요약됐다.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문제 되는 행동이 아닙니다. 환불도 어려워 보입니다."
보통 약국에서 1000원대인 마스크 한 장을 5만원에 판매하면서 "불법이 아니다"라고 한 약사 A씨. 이 말은 사실일까.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봤다.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최승준 변호사는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의약품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A씨의 말은 타당하다"며 "해당 고시에 가격의 적정선이나 상한선 등에 대해 규정한 게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해당 고시 제5조(가격표시 방법)는 '판매가격은 개별상품에 스티커 등을 부착해야 한다', '쉽게 훼손되거나 지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 가격을 표시하는 방법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다.
법률 자문

다만, 일각에서는 "손님들에게 사기를 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들끓고 있다. 형법상 사기죄(제347조)는 타인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
그렇다면, 약사 A씨에게 사기죄를 적용해볼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가격을 속인 것도 아니고,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거나 위조된 상품도 아닌 것으로 보여 사기죄 적용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도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되지만, 사기죄 적용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비싼 가격이라고 하더라도 표시를 제대로 했고, 적극적으로 가격을 속인 건 아니기에 사기죄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다만, 최승준 변호사는 다소 다른 의견이었다. "시중가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을 구매 전에 알리지 않은 이상 기망 행위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약사가 의약품 가격을 고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부작위(不作爲⋅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않음)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해당 약국에서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환불'이지만, A씨는 이를 거절하고 있다. 정 환불을 받고싶으면, 소송을 제기하라는 식이다. 소송을 거쳐 환불을 받을 가능성은 있을까.
변호사들은 "안타깝지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했다. 정필승 변호사는 "소비자보호원 등에 구제를 요청할 수 있고, 법원에 민사사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환불을 주장해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임원택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임 변호사는 말했다. 이 때문에 "소송을 거쳐도 환불은 쉽지 않을 수 있고, 특히 제품을 이미 뜯어서 포장이 훼손됐다면 더욱 환불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다만, 최승준 변호사는 "A씨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한다면, 이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환불이라는 결과 자체는 얻어내더라도, 현실적으로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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