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초등생 차로 치어 쓰러진 것 보고도 도주…재판부,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처벌
12살 초등생 차로 치어 쓰러진 것 보고도 도주…재판부,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처벌
1차 가해 운전자는 차로 친 뒤 도주, 2차 가해 운전자가 잇달아 차로 치어
검찰, "A씨에게 징역 6년, B씨에게 금고 3년 선고해달라"
재판부, 각각 징역 7년, 금고 2년 선고

횡단보도에서 초등학생을 들이받고 달아난 60대 운전자가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셔터스톡
지난 2월, 비가 내리던 제주도의 한 횡단보도. 길을 건너던 초등학생이 뺑소니를 당한 뒤 다른 차량에 연이어 치어 숨을 거뒀다. 1차 가해 운전자인 A씨는 피해자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도주했고, 옆 차선에서 차를 몰던 B씨는 피해자를 깔고 지나간 뒤 구급차가 올 때까지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운전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A(67)씨에겐 징역 7년, B(61)씨에겐 금고(禁錮⋅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동은 하지 않음) 2년을 선고했다. 특히 A씨의 경우 검찰은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를 받았다.
당초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친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CC(폐쇄회로)TV 영상엔 A씨가 사고 직후 피해자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도주하는 장면이 찍혀있었다. 추궁이 이어지자 A씨는 그제야 범행을 시인했다.
지난 23일에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의 유족 측은 "피고인들(A씨와 B씨)을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법정에서 피해자의 영정사진을 들고 와 "피고인들은 우리 딸 장례식 때도, 49재 때도, 우리가 사고 현장에서 사고 예방 캠페인을 할 때도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영정사진으로) 우리 딸의 얼굴을 처음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며 엄벌을 거듭 호소했다.
1심을 맡은 제주지법 형사1단독 강동훈 판사는 A씨에게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택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징역 6년, 금고 3년을 선고해달라"고 했지만, 징역 7년에 금고 2년을 선고했다.
그 배경으로 재판부는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속 아버지가 구급차에 실려 가는 딸을 보며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피해자가 짧은 생을 살았던 만큼 피해자의 가족들은 긴 시간 동안 피해자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할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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