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콘텐츠,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법원은 이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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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콘텐츠,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법원은 이렇게 본다

2025. 07. 15 10:3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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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핵심"

단순 명령어 입력만으론 '저작자' 인정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불과 몇 초 만에 전문가 수준의 그림을 그려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질문에 답하고, 소설을 쓰고, 심지어 음악까지 작곡하는 AI의 능력은 이제 '창작'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AI가 만들어낸 창작물의 저작권은 과연 누구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법상 AI 단독 창작물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법원이 저작권의 주체를 '인간'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AI를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했다면, 그 창작의 열매는 인간의 몫이 될 수 있다.


저작권법의 첫 번째 조건, '인간의 창작물'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저작권법 제2조 제1호)로 명확히 정의한다. 법의 출발점 자체가 '인간'이다. 대법원 역시 저작물의 핵심 요건인 '창작성'에 대해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고 판단하며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이는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물을 내놓는 '순수 AI 창작물'이 현행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이유다. 인간 저작자가 없는 창작물은 법적으로 '주인 없는 물건'과 같아 저작권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관건은 '인간의 창작적 기여'⋯단순 도구인가, 공동 창작자인가

AI 생성물의 저작권 문제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잣대는 '인간의 창작적 기여도'다.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따라 저작권의 향방이 갈린다는 의미다.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① 인간이 AI를 '도구'로 사용한 경우

포토샵이나 워드프로세서처럼 AI를 창작의 도구로만 활용했다면, 그 결과물의 저작권은 전적으로 '사용자'인 인간에게 귀속된다. 창작의 아이디어와 최종 선택을 인간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② 인간과 AI가 '협업'한 경우

인간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AI가 이를 바탕으로 여러 시안을 내놓으면 인간이 최종 결과물을 선택·수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에도 창작을 주도한 인간의 기여가 인정돼 저작권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③ AI가 '스스로' 창작한 경우

인간은 "사과를 그리는 렘브란트 스타일의 유화"처럼 단순한 키워드만 던져주고, 나머지 모든 창작 과정은 AI가 주도하는 경우다. 이 경우엔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미미하다고 봐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결국 법원은 AI를 "창작의 도구로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표현을 구체적으로 지시·선택"했는지를 기준으로 저작권 귀속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AI 창작물로 사기·표절 시 '형사처벌' 가능성

저작권 보호와 별개로, AI 생성물을 활용해 타인을 속이거나 남의 저작물을 베끼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AI가 만든 그림이나 글을 마치 자신이 창작한 것처럼 속여 공모전 상금을 타내거나 작품을 판매했다면 형법상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될 수 있다. 법원은 허위 정보를 제공해 재산상 이익을 얻는 행위를 명백한 기망행위로 보고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4도1553 판결).


또한, AI를 이용해 타인의 저작물을 교묘하게 베껴 자신의 창작물인 양 발표하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원은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창작성의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2. 01. 19 선고 2011고단1583 판결).


법적 공백, 새로운 보호 체계 모색해야

AI 기술은 법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지만, 우리 법은 여전히 '인간 중심'의 틀에 머물러 있다.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없는 '순수 AI 창작물'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공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행 저작권법의 테두리 밖에서 새로운 보호 체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간의 창작물과는 다른, AI 생성물만을 위한 특별한 권리를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가령 보호 기간을 인간의 저작물보다 대폭 단축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자는 제안이다.


기술과 법의 간극이 더 벌어지기 전에, 창작의 정의와 AI 시대의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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